세계언론 “치료용 복제 새길 열어”… 황교수팀 찬사

  • 입력 2004년 2월 13일 18시 54분


세계 최초로 복제된 인간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黃禹錫·수의학과) 문신용(文信容·의대) 교수팀의 연구 성과에 대해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이 일제히 ‘과학적 쾌거’라며 대서특필했다.

뉴욕 타임스는 12일자 1면과 메트로면에 걸쳐 황 교수팀의 연구 내용을 자세히 소개하면서 “파킨슨병 당뇨병 환자들이 기다려왔던 이른바 ‘치료적 복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인간 복제나 줄기세포 치료법을 둘러싼 미국 내 논란을 별도의 기사로 실었다. 또 줄기세포 치료법이 실제 치료에 적용되기까지 수년간 더 연구가 필요하다는 국내 과학자들의 주장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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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는 12일 1면 머리기사를 통해 “한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한 여성에게서 떼어낸 세포로부터 남성의 도움 없이 배아를 배양해냈다”면서 “이는 새 치료법의 개발을 앞당기고 복제아기를 만드는 데도 큰 진전이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복제아기 출생으로 이어질 경우 앞으로 심각한 윤리적 논쟁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도 이날 1면과 4면에 걸쳐 한국 연구진의 성과를 보도했으며 상세한 연구논문은 13일 발행되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게재된다고 덧붙였다.

BBC방송 인터넷판은 “한국 과학자들이 가장 진보된 인간배아 복제를 일궈냈다”고 보도했으며 시사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수십년간 인간을 복제했다는 엉터리 주장 끝에 한국에서 진정한 ‘과학적 진보’를 이뤄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 잡지는 ‘한국에서 날아온 놀라운 소식’으로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복제를 지지하는 과학자와, 복제가 재생으로 이어지는 만큼 금지해야 한다는 과학자들 사이에 치열한 논란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밖에 더 타임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영국의 주요 신문들도 한국의 연구진이 ‘놀라운 성과’를 올렸다면서 이로 인해 치매 등 난치병 치료에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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