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목숨이 그리 하찮나…“귀가 늦다” 계모가 때려 숨져

  • 입력 2004년 2월 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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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어린 딸을 때려 숨지게 한 계모와 빚에 몰려 딸을 죽이고 자살하려다 딸만 숨지게 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군포경찰서는 남편과 전처 사이에서 난 어린 남매를 때려 8세 딸을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로 3일 장모씨(28)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3년 전 지금의 남편과 재혼한 장씨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경 남편(29)과 전처 사이에서 태어난 딸과 아들(6)이 밖에서 놀다 늦게 들어오자 귀가시간이 늦다는 이유로 주먹과 발,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린 혐의다.

이로 인해 딸은 2일 오후 7시경 숨졌으며 아들은 간 기능에 손상을 입어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친구들과 싸우다 다쳤다”고 말했다가 몸에 난 상처 등을 의심한 경찰의 추궁 끝에 범행사실을 자백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경 집에서 잠자던 딸 박모양(9)을 스카프로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모씨(35)를 구속했다.

김씨는 딸을 죽인 뒤 119로 신고하면서 자신도 목매 죽겠다고 했지만 소방대원과 경찰이 현관문을 뜯고 들어갈 때까지 멀쩡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건 당시 남편은 출근하고 아들은 외출한 상태였다.

경찰은 “김씨가 ‘카드 빚과 사채에 시달려 왔는데 엄마 없이 자란 딸은 고생하기 마련이라 함께 저세상으로 가려 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군포=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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