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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2월 1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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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시기를 놓고 저울질하다가 최측근인 서정우 변호사가 9일 전격 구속된 뒤인 지난 주말 최종 결심을 하고 회견문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재는 일요일인 14일 오후 측근인 유승민(劉承旼) 전 여의도연구소장, 이종구 이병기(李丙琪) 전 특보 등을 서울 종로구 옥인동 자택으로 불러 기자회견문 최종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 전 총재는 자신의 책임을 강조토록 주문했고, ‘제가 시켜서 한 일이며 저의 책임이라는 것을 고백한다’ 등의 표현은 직접 써 넣었다는 후문이다.
이종구 전 특보에 따르면 가장 문제가 된 대목은 ‘제가 시켜서 한 일’이라는 문구. 측근들이 “표현이 너무 강하다”고 주장했지만, 이 전 총재는 “그래야 문제가 해결된다”며 이 표현을 고집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유 전 소장은 눈물까지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에는 회견문에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자는 건의도 있었고,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잡혀 뒤숭숭한 만큼 입장표명 시기를 조금 늦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으나 이 전 총재가 모두 물리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유 전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전 총재의 모든 업무를 도맡아 처리해 왔다는 후문이다. 유 전 소장은 ‘월요일(15일)까지만 기다려 달라. 입장표명이 있을 것이다’라는 이 전 총재의 메시지를 최병렬 대표에게 전달했고, 매일 밤 정인봉(鄭寅鳳), 이정락(李定洛) 변호사 등과 함께 대선자금 규모 확인 작업을 벌였다는 후문이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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