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비관 40대부부 자녀 2명과 음독자살

  • 입력 2003년 12월 4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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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비관한 40대 부부가 자녀들과 함께 승합차 안에서 독극물을 마시고 자살했다.

4일 오전 11시30분경 경기 시흥시 월곶동 P아파트 앞 해변가 도로에 세워져 있던 승합차 안에서 김모씨(43·광고업·인천 남동구 만수동)와 부인 하모씨(40), 아들(14·중 2년), 딸(10·초등 4년) 등 일가족 4명이 숨져 있는 것을 박모씨(67)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자 박씨는 “3일 오후 7시경 해변가 도로에 서 있는 승합차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는데 오늘 아침 일터로 나가다 보니 차 안에 사람이 그대로 있는 것 같아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발견 당시 김씨 부부는 앞좌석에, 자녀는 뒷좌석에 앉아 있었으며 조수석 밑에 농약병 1개와 빈 소주병 2개가 놓여 있었다.

또 부인 소유의 핸드백에서는 ‘경마 경륜 경정에 미쳐 나쁜 짓을 하고 갑니다. 잘못된 제 인생 제가 책임지고 자식들을 데리고 갑니다. 죽음으로 사죄합니다’라고 A4용지에 김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1일 오후 11시경 함께 사는 처남에게 “어디 좀 갔다 올 데가 있다”며 처남의 승합차를 빌려 가족을 태우고 집을 나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씨 부부가 최근 아파트 관리비를 내지 못할 정도로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려 왔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과 유서내용으로 미뤄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흥=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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