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에 쏠린 눈… 이공계는 외면

  • 입력 2003년 11월 9일 2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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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내년 입시제도가 변해 부담이 큽니다. 하향지원을 해서라도 올해 대학에 합격해야 하는데 도무지 제 위치를 가늠할 수 없어 걱정이 앞섭니다.” (서울 B고 3학년 박모군)

9일 오후 2시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등 서울시내 8개 대학과 대성학원이 공동주최한 대입설명회장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4000여명이 몰렸다.

2900석 대강당의 계단과 통로까지 가득 메운 학부모와 수험생은 설명 내용을 적어가며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다.

고교 3년생 아들은 둔 학부모 박모씨(47·여·서울 노원구 중계동)은 “입시기관마다 수능 분석이 달라 어떻게 지원전략을 짜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고교재학생들은 ‘재수생 강세 현상’에 불안해하면서도 입시제도 변화를 고려해 재수에는 신중했다.

서울 숭문고 3학년 박진홍군(18)은 “최대한 해본 뒤 재수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앞서 8일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서울대 개교 이후 처음으로 열린 공과대 자연과학대 농업생명과학대 등 이공계 3개 대학 입학설명회는 참석자가 적어 썰렁했다. 참석예상자 1000명의 절반도 못되는 400여명만이 참석했다.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측은 “고교 학년말 시험 기간이고 외국어고와 과학고의 입학시험이 겹쳐 학생들이 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대는 2시간 동안 대학을 주로 소개하고 20분간만 입학정보를 설명했다.

학부모 유모씨(45·여)는 “충북 청주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올라왔지만 전부 다 아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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