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우리편”…민주-열린우리 ‘民心 아전인수’

  • 입력 2003년 11월 9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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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9일 광주민심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당은 특히 노무현 대통령이 3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데 이어 7일 광주를 방문, ‘호남 껴안기’에 힘을 쏟자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며 아전인수(我田引水)식 공방을 전개했다.

민주당은 먼저 노 대통령의 광주 방문에 대해 “탈(脫)호남을 외치고 탈당한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대신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노 대통령과 여권을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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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노 대통령이 광주를 방문해 ‘고향보다 더 고향 같은 곳’이라고 발언한 것은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신통치 않아 직접 나선 것이라는 증거다”며 “진정 광주를 고향으로 생각한다면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복당시키라”고 요구했다.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노 대통령이 사전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고, 장성원(張誠源) 의원도 “노 대통령의 발언은 총선을 겨냥한 발언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가세했다.

민주당은 또 노 대통령의 광주 방문시 경찰이 행사장인 5·18 기념문화관 주변에서 일부 시민을 일시적으로 연행하는 ‘예비검속’을 벌였다며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행사장 주변에서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예비검속으로 100여명이 행사가 끝날 때까지 연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민주화를 위해 희생됐던 광주시민을 대통령 행사를 위해 또다시 연행하는 것은 광주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흥분했다.

반면 우리당은 노 대통령의 ‘호남 구애’ 행보가 10·30 재·보선에서 우리당이 광주지역 기초의원 2명을 배출한 것과 맞물려 지역 내 여권 지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동채(鄭東采) 홍보위원장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야합하는 가운데 노 대통령이 광주를 잊지 않겠다고 하자 호남 민심이 상당히 순화됐다”며 “반노(反盧) 감정으로 버티는 민주당은 결국 소멸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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