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쇠' 송금조회장, 305억원 ‘아름다운 기부’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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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조 회장(가운데)이 대학발전기금을 전달한 뒤 김인세 부산대 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 회장의 부인 진애언씨. -사진제공 부산대
송금조 회장(가운데)이 대학발전기금을 전달한 뒤 김인세 부산대 총장과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송 회장의 부인 진애언씨. -사진제공 부산대
평생 근검절약하며 살아온 ‘구두쇠’ 기업인이 305억원을 부산대에 쾌척했다. 기업이 아닌 개인의 대학 기부금으로선 사상 최대 액수다.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인 ㈜태양(부산 금정구 금사동) 송금조(宋金祚·79·사진) 회장은 15일 현금 100억원을 김인세(金仁世) 부산대 총장에게 전달했으며 2009년까지 6차례에 걸쳐 추가로 205억원을 출연하기로 약정했다.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송 회장은 어린 시절 춘궁기에 풀뿌리를 캐먹으며 초등학교를 겨우 마쳤다. 그는 굶주림을 면하기 위해 20세에 해군에 자원입대했다.

그는 제대 후 부산에서 푼푼이 돈을 모아 1953년 양조장 사업을 시작해 재산을 모으기 시작했다. 1974년 부산 사상구 덕포동에 스테인리스 주방제품을 만드는 태양사를 창업했고 이후 ㈜태양과 ㈜태양화성을 잇달아 설립했으며 1986년 대통령 산업훈장을 받았다.

송 회장은 1985년 학교법인 태양학원을 만들어 부산지역에서 교육시설이 낙후한 지역인 북구 구포동에 경혜여고를 설립했다.

‘구두쇠’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그는 매우 근검절약했으며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한때 부산지역 개인소득세 1위 자리를 수년간 지키기도 했다. 또한 각종 재해성금 모금이나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모을 때 그는 항상 고액 기부자 명단에 올랐다.

송 회장은 “부산에서 기업을 일으켜 성공한 만큼 그 이익을 지역 인재들을 길러내는 데 돌리고 싶었다”면서 “이익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은 기업가의 의무”라고 말했다.

자녀가 없는 그는 아내 진애언씨(59·전 경희대 음대 교수)와 단둘이 살고 있다.

부산대는 송 회장의 기부금으로 그의 이름을 딴 건물을 짓고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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