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시내버스 ‘보조금 Yes 서비스 No’

  • 입력 2003년 10월 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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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시내버스 회사가 시로부터 매년 수십억원씩의 보조금을 지원받고도 ‘경영적자’를 이유로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노조와 잦은 마찰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시는 노조의 계속되는 파업을 해결하기 위해 매년 보조금 지원을 늘리는 한편 요금도 인상해줘 결국 시민 피해만 가중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경진여객 노조는 회사 측과의 임·단협 결렬로 2일부터 시내버스 83대(전체 7개사 566대의 14.7%)의 운행을 중단하는 등 파업에 돌입했다.

또 학성과 신도여객 등 나머지 6개 시내버스 노조도 임금인상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달 쟁의행위 돌입을 의결했으며 조만간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부산지방노동위는 2일 임금 4% 인상안을 중재안으로 제시했으나 노사 양측 모두 수용불가 입장을 밝혀 울산 시내버스는 전면 운행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회사 측은 “자가용 증가에 따른 승객 감소와 기름값 인상 등으로 매년 적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노조 측의 임금인상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내버스 회사는 시로부터 올해 교통카드 보조금과 유류세 인상분 등으로 48억원, 비수익노선 지원금 45억원 등 총 93억원을 지원받기로 올 초 확정됐다.

이는 지난해 지원금 37억9000만원의 2.5배 수준으로 시내버스 회사 측이 “지난해 결산결과 총 93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자 시는 이를 수용해 지원키로 한 것.

특히 시는 이 같은 재정보조금 이외에 3월 시내버스 요금을 600원(일반인 기준)에서 650원으로 8.3% 인상했다.

한편 시내버스 노조측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2001년 7월 15일부터 76일간 전면파업을 벌였으며 올 5월에는 경진여객 노조가 “체불임금 지급”을 요구하며 11일간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시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시내버스 회사에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으나 시민들은 “시가 서비스 개선 약속을 지키지 않는 시내버스 회사 측에 재정지원을 늘리는 등 끌려다니고 있다”고 비난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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