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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0월 1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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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준화 시행 결정 권한이 있는 경북교육청은 찬성과 반대 의견, 경북의 특수성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하면서 저울질을 하고 있다.
경북의 평준화 문제는 주민 생활이 거의 도시 중심으로 평준화 돼 있는 대구시와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도시와 농촌이 뒤섞여 있는 경북 경우 고교 평준화는 교통 여건과 학교별 교육환경 격차를 줄이는 등 기초 상황에 대한 엄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포항시 경우 도심지 고교와 옛 영일군 지역 고교가 섞여 있어 평준화 시행은 꽤 복잡해진다. 우선 도심지 고교부터 도입하자는 주장이 있지만 갈수록 위태로워지는 농어촌 교육을 외면하는 발상이 아닌가 싶다.
경북의 평준화는 교육 차원을 넘어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좋은 학교’를 찾아 농어촌에서 중소도시로,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대도시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미국으로 연쇄이동하는 전체적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농어촌과 중소도시의 인구가 줄어 지방자치단체의 존립마저 어려워진 데에는 주민들이 교육때문에 도시로 빠져나가는 탓이 크다.
경기도가 ‘농어촌, 중소도시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에 14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교육환경 개선에 팔을 걷어붙이는 모습은 경북에도 시사하는 게 많다. 명문학교를 많이 만들어 인재를 키우겠다는 뜻이다. 지자체가 교육투자를 통해 지역 발전을 가져오는 인재를 키우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경북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생 학부모 교직원 교육행정가뿐 아니라 자치단체도 힘을 합쳐 전국의 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은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최우선 과제다. ‘경북에는 좋은 고교가 별로 없다’는 인식이 퍼지면 평준화냐 비평준화냐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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