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굴 식중독 비상…"해수온도 높아 위험" 원인조사 나서

  • 입력 2003년 9월 30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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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굴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환자가 전국에서 속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6개 지방청에 생산지 및 유통점에서 판매되는 생굴 가운데 일부를 수거해 비브리오균과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 원인균 검사를 실시하도록 조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식약청 관계자는 “생굴을 먹으려면 해수 온도가 18도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아직은 해수면 온도가 이보다 높기 때문에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며 “수거검사 결과에 따라 관계부처와 협의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식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는 환자들의 배설물 등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하는 등 역학조사에 나섰다.

생굴로 인한 식중독은 경기 의정부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의정부시의 한 대형 할인매장에서 생굴을 사 먹은 서모씨(34)가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등 이 매장에서 생굴을 사 먹은 뒤 식중독 증세를 보인 사람은 모두 26명으로 늘었다. 이 가운데 9명은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 할인매장은 지난달 22, 23일 경남의 모 양식장에서 290g들이 굴 3만3000봉지를 매입해 전국 26개 점포에서 판매했으며 팔다 남은 1만8000여 봉지는 긴급 수거했다.

경기 파주시내 모 운수회사 구내식당에서도 생굴무침을 먹은 직원 10명이 설사와 복통 증세를 보여 기모씨(40)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대구에서는 북구의 한 할인매장에서 생굴을 구입해 먹은 서모씨(39) 등 7가구 10명과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생굴무침을 먹은 장모씨(22·여) 등 4명이 식중독 증상을 나타냈다.

보건당국은 30일 현재 생굴을 먹고 식중독 증세를 보인 환자는 의정부시 26명, 대구 14명, 파주시 10명, 부산 3명, 인천 1명, 경기 수원시 1명 등 6개 지역 55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할인점에서 판매된 생굴로 인한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보고되자 대형할인점들이 식품매장에 남아 있던 생굴을 자진 폐기 처분하는 소동이 일고 있다.

국내 최대 할인점 신세계 이마트는 30일 매장에 진열된 생굴 2000만원어치의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생굴판매 기획행사를 진행해온 홈플러스는 28일 오후부터 남은 물량을 폐기 처리했고, 롯데마트도 29일부터 주문을 중단하고 생굴판매대를 철수시켰다.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도 생굴 판매를 중단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의정부=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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