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헬기 추락 7명사망…이륙 5분만에 교신끊겨

  • 입력 2003년 8월 14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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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1시55분경 경북 영천시 화산면 용평리 농산물집하장 앞 논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21항공단 소속 UH-1H 12인승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방호준 준위(40) 등 탑승자 7명이 모두 숨졌다.

이 헬기는 이날 통신중계소 운용을 위한 훈련을 마친 뒤 경북 안동으로 가기 위해 영천기지에서 연료를 재보급하고 이륙한 지 5분 만에 교신이 두절되며 추락했다.

이 사고로 기체는 크게 부서졌으나 폭발하지는 않았으며, 민간인 피해는 없었다. 사망한 군인 7명의 시신은 국군대구병원에 안치됐다.

헬기가 추락한 지점은 28번 국도와 중앙선 사이의 논으로 민가와는 50여m, 철로와는 10여m 떨어져 있다.

사고를 목격한 김원명씨(23·회사원)는 “차를 몰고 가던 중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헬기가 45도 각도로 추락하며 논과 철로를 구분하기 위해 만든 높이 2m 정도의 콘크리트 둑을 들이받은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추락 직전에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방 준위는 15년차로 헬기 비행시간 3571시간의 경력을 가졌고, 대부분 UH-1H 헬기를 조종해 왔다”며 “조종 미숙이 사고원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고헬기는 67년 생산됐지만, 주요 부품을 계속 교체해 왔다”며 “엔진은2000 비행시간마다 교체하는데 사고 헬기는 1148시간 비행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육군소속의 모든 헬기의 운행을 중단시킨 뒤 안전점검을 시작했다.

한편 이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추락사고로 숨진 이동일 대위 등 장병 7명의 빈소가 마련된 국군대구병원에 조화와 조의금을 보내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사망자 △21항공단 소속=이동일 대위(31·부조종사), 방 준위, 한경태 병장(25) 전종명 일병(22) △70사단 통신대대 소속=정현환 중위(25) 고준열 상병(21) 함지성 일병(20)

영천=최성진기자 choi@donga.com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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