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반구대 진입로 확장공사 논란

  • 입력 2003년 8월 10일 21시 27분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진입도로 확장공사를 놓고 울산시와 문화재청이 마찰을 빚고 있다.

시는 올 들어 반구대 암각화 문화관광사업의 일환으로 국도 35호선에서 반구대 암각화 입구의 반구교까지 2.33km 구간을 현재의 폭 3m에서 8m로 확장키로 하고 사업비 45억원을 확보한 뒤 이달부터 착공키로 했다.

문화재청은 그러나 “진입도로 확장구간 3곳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가마터 발굴조사가 끝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해 달라”고 지난달 29일 시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시는 “이곳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국도 35호선(언양∼경주) 확장공사와 울산 대곡댐 수몰지구, 부산∼울산 간 고속도로 개설공사 등에서도 청동기시대 주거지가 발견됐지만 문화재 발굴과 도로공사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며 “전체 공사구간의 2%인 50m에 불과한 문화재 발견 지점 때문에 전체 공사를 중단시키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시는 또 “4월 고고학자 등으로 구성된 지도위원회가 ‘진입도로 확장구간에서 발견된 청동기시대 주거지 등은 도로 확장공사를 하면서 흙을 덮는(복토) 공사를 하기 때문에 공사를 해도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김선조(金善照) 관광과장은 “2001년 1월부터 추진된 진입도로 확장공사가 문화·환경단체의 반발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다 이제 겨우 의견접근을 보고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2005년 국제포경위원회(IWC) 총회를 앞두고 반구대 암각화를 찾는 외국인 등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서도 진입도로 확장공사가 더 이상 지연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지역 43가구 주민들은 문화재청의 결정에 반발, ‘진입도로 즉시 착공’을 주장하며 3일부터 한 달간 집회신고를 하는 한편 외부차량의 통행을 막고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조만간 문화재청을 항의 방문키로 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수직의 바위면에 인간과 고래 사슴 등의 그림이 새겨진 선사시대 바위그림으로 1971년 동국대 문명대(文明大) 교수팀에 의해 발견됐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