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피서객은 늘고 씀씀이는 줄고

  • 입력 2003년 8월 5일 0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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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피서객들의 씀씀이가 알뜰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부산 해운대구와 호텔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해수욕장의 피서인파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지만 해수욕장 주변 상업시설의 수입은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었다.

해운대해수욕장의 경우 7월 한 달간의 장마에도 불구하고 3일까지 피서객 560만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4만명에 비해 14%가량 늘었다.

그러나 해운대해수욕장 주변 4개 특급호텔은 최고 성수기인 지난 주말에도 객실점유율이 80∼95% 수준으로 예년의 95∼100% 보다 낮아졌으며 평일 예약률은 60∼80%대로 떨어졌다. 호텔들은 피서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수기 가격과 같은 13만∼18만원대의 저가 패키지 상품까지 만들었지만 객실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또 비교적 가격이 비싼 해수욕장 주변 유명 패밀리레스토랑과 횟집 등도 매출이 다소 늘어나기는 했으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주변 민박은 10여일 전부터 예약이 끝나 빈방을 찾기 힘들었으며 패스트푸드점과 일반 식당은 싼값에 식사를 해결하려는 피서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해운대 해수욕장 주변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박모씨(42)는 “피서객은 많아진 것 같은데 매상은 예상외로 오르지 않는다”며 “피서객들이 준비해온 음식이나 저렴한 가격의 식사로 알뜰한 피서를 즐기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A호텔의 한 관계자도 “올 여름은 IMF 구제금융시절인 1998년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며 “투숙객들의 호텔 내 부대시설의 이용률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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