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2년 허망한 죽음…부모 "살인적 입시교육 때문에…"

입력 2003-07-10 18:35수정 2009-09-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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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입시교육과 한 여고생의 죽음.’

10일 오후 광주 남구 진월동 C병원 영안실. 이날 새벽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장로사양(17·광주 D여고 2년)의 영정 앞에서 어머니(44)는 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오열했다.

장양은 9일 오후 10시 학교 자율학습을 마치고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학교 인근의 K학원으로 달려갔다. 10시반부터 1시간반 동안 ‘야간 강의’를 듣기 위해서였다. 이어 밤 12시부터 10일 오전 2시까지 학원 강의실에서 부족한 공부를 보충한 장양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친구 3명과 함께 학원차량인 카니발 승합차를 타고 귀가하다 오전 2시15분경 광주 동구 수기동 우송가구 앞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혼자 숨졌다.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던 1t 트럭이 좌회전하는 카니발 승합차를 들이받은 것.

반에서 10등 안에 들었던 장양은 2학년이 되면서 학교수업과 보충·자율학습이 끝나는 밤 10시반부터 강의를 시작하는 학원 2곳에 등록했다. 월 수 금요일에는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는 K학원을 다녔고 화 목 토요일에는 시내의 입시학원에서 강의를 들었다.

새벽까지 학원에서 지내다 보니 장양의 수면시간은 많아야 4시간. 오전 6시반에 일어나 밥 한술 뜨고 7시에 집을 나서 다음날 오전 2시반에 들어오는 생활이 반복됐다. 일요일에는 오전 내내 부족한 잠을 보충한 뒤 오후에 책가방을 챙겨 들고 독서실로 갔다.

장양의 아버지(48)는 “대부분의 부모들이 학원에 보내지 않으면 우리 아이만 뒤지고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경쟁심과 입시 위주의 교육이 결국 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흐느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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