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완씨 前운전기사 "날 엮어넣기 위해 변호사 선임"

  • 입력 2003년 6월 27일 0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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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씨의 전 운전사 김모씨(41)는 26일 “(김영완씨가 자신에게 변호사를 선임했을 때) 나를 엮어 넣기 위해 선임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는 김영완씨가 김씨에게 변호사를 선임한 것이 김씨를 무마하는 것과 함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운전사 김씨는 또 김영완씨가 운전사를 수시로 교체하는 등 사업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보안이 매우 민감했다고 말했다.

또 운전사 김씨는 경찰로부터 “(강탈당한 금액은) 당신이 알 필요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혀 경찰 수사가 형식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씨는 김영완씨를 ‘김 회장’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날 밤 경기 이천시 자택에서 본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나 2시간반 동안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영완씨가 변호인을 선임해준 이유는 무엇인가.

“수감됐을 때 누군가(변호사) 찾아와서 ‘당신을 도우려는 사람이 보내서 왔다. 나를 믿으면 선임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거부하라’고 하더라. 하도 이상해서 주변에 물어보니 ‘너를 엮어 넣기 위해 온 것 같으니 거부하라’는 얘기를 했다.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응했다.”

―김 회장의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변호사를 선임해 준 것이 아닌가.

“그건 내가 김 회장에게 묻고 싶다. 김 회장은 운전사를 수시로 교체하고 그만둘 때는 잘 해준다더라.”

―김영완씨 집에 돈이 많다는 걸 알고 범행을 제의했다는데….

“나도 (김 회장이 털린 액수가 얼마인지) 궁금해서 경찰조사 받을 때 물어봤다. 그러나 형사는 ‘그런 건 알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근무하면서 박지원씨나 이익치씨를 본 적은….

“모르겠다. 나는 김 회장이 그냥 사업하는 부자라고 생각했다.”

―출소 후에 김영완씨를 만났나.

“감옥에서 나와 인사를 하려고 변호사를 통해 만나고 싶다고 하자 ‘그럴 필요 없다. 집행유예로 나왔으니 열심히 살아라’고 해서 안 만났다.”

이천=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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