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보름 들불축제로 생태 변화

  • 입력 2003년 6월 24일 2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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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문화축제 가운데 하나인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로 인해 식생변화가 심각히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교육청 주최로 지난 21일 열린 제49회 제주도과학전람회에서 식물부문 특상을 수상한 제주북초등교 김남규(金男奎·34) 교사는 ‘해안 오름(기생화산의 제주방언)과 산간 오름의 식물 분포에 관한 연구’에서 화입지(火入地)와 비화입지의 식생에 커다란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 따르면 들불축제 장소인 북제주군 애월읍 새별오름 일대의 식생분포를 5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비화입지에서는 74종의 식물이 발견됐으나 화입지에서는 65종의 식물만 확인됐다.

또 화입지에서는 떡갈나무, 상수리나무, 메역순나무 등를 제외한 나무를 찾아 볼 수 없었고 개체수도 비화입지에 비해 훨씬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화입지에서는 솜나물의 잎이 기형적으로 크게 자라고 있으며 서양금혼초, 큰김의털, 선풀솜나물 등 외국산 귀화식물이 급속히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사는 “오름을 공원으로 만들거나 축제장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생태조사 등을 거쳐 친환경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새별오름 화입지에 대한 조사에서 환경부 한국특산종으로 지정된 갯취와 희귀식물인 흰각시붓꽃 등이 발견됐다. 북제주군이 지난 1997년부터 해마다 정월대보름을 전후해 오름 가운데 10만평가량을 불태우는 들불축제를 개최했다.

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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