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위기에 몰린 尹부총리…이랬다 저랬다 교육大亂 핵심

  • 입력 2003년 5월 27일 18시 27분


코멘트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박경모기자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박경모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자격고사화’, ‘초등 5년-중등 5년·대학 3년으로 학제 개편’,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중단 및 번복’….

3월 7일 취임 이후 설익은 정책발언과 뒤이은 말 바꾸기로 교육행정의 혼란을 부른다는 비판을 받아온 윤덕홍(尹德弘) 교육 부총리가 퇴진 위기에 몰려 있다.

그동안 그의 발언들은 해프닝으로 치부되기도 했지만 26일 NEIS 전면 재검토 결정으로 촉발된 이번 교육계의 분노와 반발은 그 강도가 예사롭지 않고 야당들도 해임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윤 부총리가 NEIS 관련 결정을 자신의 ‘정치적 결단’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청와대가 주도했고, 교육부 직장협의회가 교육 혼란의 책임자로 윤 부총리를 지목할 만큼 그가 이번 ‘교육대란’의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윤 부총리는 25일 교육부 직원 배석 없이 원영만(元寧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등과 함께 비밀협상을 한 뒤 교육부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가투쟁만은 막으라”는 청와대 주문에 밀려 전교조에 사실상 백기를 드는 결정을 했다.

그동안 NEIS와 관련해 “인권위 결정을 존중하겠다” “NEIS 쪽으로 가야 한다” “기존의 학교종합정보관리시스템(CS)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등 NEIS를 시행할 것처럼 말해 오다 정반대의 결정을 내린 것.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윤 부총리와 청와대가 시도교육감과 교장단의 반발을 안이하게 판단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의 이번 결정으로 전국교장단이 교육 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고 교원단체, 학부모단체까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윤 부총리는 26일 교육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파국과 교단의 소란으로 인한 사회불안을 염려해 고뇌에 찬 결정을 했지만 직원들의 섭섭한 눈망울과 전교조에 밀렸다는 허탈감이 나를 슬프게 한다”며 “원칙과 질서가 지켜지는 교육의 장, 권위 있는 교육부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교육부 직원들은 “도대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NEIS와 마찬가지로 이제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도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