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녹취록에 담긴 대화록. 질문자는 당직자 2명이고 답변자는 김기호씨다. 가능한 한 원문을 그대로 옮겼다.
―준농림지 8700평인가요. 소유자가 백승택.
“내가 이 사람에게 판 게 아니거든. 건평이한테 팔았거든.”
―그때 얼마 받고 팔았습니까.
“아, 2억5000만원.”
―그러면 지금 이거 실제소유자는 노건평인데 명의로만 백승택이가 해놓은 거고.
“그렇지. 실제소유자는 노무현이지.”
―자기 형 앞으로, 형 명의로 사 갖고 등기부등본에는 백승택이로 이렇게 또 해놨네.
“노건평이라는 거는 노무현이 즈그 형인데, 이 사람은 아무것도 안 하고 노무현이(의) 재산 다 가지고 있는 사람.”
―실제 매매는 94년에 하셨고 노건평이한테.
“선산 한다 해서. 그 사람들이 땅을 즈그 앞으로 만들다 보니까 숨기기 위해서.”
―백승택이 앞으로 했다.
“아, 했다. 그러니까 자기가 백(승택)이 샀다 이래 하더라도 안 통하는 게, 이 당시에 백이 서른아홉살 먹은 농사짓는 사람이다. 이런 거 2억5000만원 주고 살 능력도 없고, 살 생각도 없고.”
―복덕방 이○○씨가 땅을 팔라고 (왔는데).
“팔아달라고 왔어. 그 뭐 할라고 살라냐 하니까. 노무현이가 살라…. 그럼 노무현이가 그 땅을 뭐 할라고 하느냐 하니까 노씨들 선산 한다 합디다. 선산… 그러면 나도 좋다 팔자. 나온 게 노건평이라. 나중에 노건평이가 나올 때는 내가 진영에 갔지.”
―그때는 94년도죠.
“94년 한 초여름.”
―계약서도 안 쓰시고 그냥 돈만 받고 그냥 니 거다 하고 뭐 서류쪼가리나 아무것도 없습니까.
“매매했으니까 매매계약을 했지만도 (이전)등기만 안 해 가고 있었지. 안 하고 있는데 한 1년 되니까 그걸 물러달라 하는 기라.”
―누가, 누가 와서.
“(복덕방) 이○○이 와 물러달래. 내 복덕방 보고 왜 물러달라 하냐, 이유를 물으니까 노무현이가 잘못된 기라. 노무현이가 중앙에서 정보를…이 땅 여기가 진영공업단지를 만들기로 결정이 된 기라 해서 즈이 형 보고 내 땅을 사라 명령을 한 기지. 그런데 등기를 안 하고 나서 1년 후에 물러달라 하는 건 이 공업단지가 여기서 한 1500m 남쪽으로 갔던 기라. (웃으며) 지금 다 완공됐습니다. 남쪽으로 가버리니까, 이것이 공업(단지가) 안 되기 때문에 못 쓰게 돼버렸지.”
―예, 예.
“안 물러주고 있는데 95년 봄에 즈그 형이 와서 노무현이, 저하고 서이서 부산일보 커피숍에서 만났어요. 그래서 노무현이가 날 보고 인제 그 산을 물러줘라 하는 얘기가 나온기라.”
―노무현이 직접?
“응, 내가 그 산을 팔아 갖고 나도 대토로 땅을 샀다. 돈이 없는 걸 어떻게 물러 주나. 안 물러줬지. 노무현이 날 보고 …챙피(해) 하더라.”
―이거(매매계약서를 보여주며) 96년 때 쓰신 거네요.
“계약 도장을 찍어 달라 해서 도장 빌려 줬더마. 나중에 본께 나는 듣도 보도 못한 백(승택), 이 사람한테 등기가 되어 있데. 난 이 사람으로 등기 된 줄을 한참 있다 알았어. 몰랐어요.”
―그거를 조금만 더 자세히, 그러니까 노무현이가 95년 동래 부산일보 커피숍에서 직접 나와 가지고 노무현이가 직접 땅 좀 물러주십시오 말한 건 한 번밖에 없습니까.
“그랬을 거야. 나는 노무현이 모르는데 건평이가 땅 때문에 알아서, 소개를 했지. 그래가지고 노건평이는 저 구탱이에 가서 앉아가 있어. 둘이서 정치이야기 했지. 그러다가 김 회장 그 땅도 좀 물러주소. 노무현이가 인제 신사적으로 나오대.”
―그러니까 노무현이 이번에 내가 부산시장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갈 때 선거에 돈이 필요하니까 그 땅 좀 물러주십시오(했다는 거죠)?
“응, 노무현하고 한 1시간 반 이야기 했지. 나는 당시에 무소속으로 부산시장에 나가려고 했지. 노무현이가 민주당후보로 나오고.”
한편 이 녹취록에는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인제(李仁濟) 후보측이 이 땅의 매입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김씨에게 한차례 전화를 걸었던 사실도 들어있다. 김씨는 “이인제는 조사를 좀 했데”라고 말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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