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장지로 떠난 선생님

  • 입력 2003년 5월 15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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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혁 교감선생님
신창혁 교감선생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카네이션 대신 국화꽃을 바칩니다'

강원 양양초등학교는 15일 스승의 날 행사 대신 암으로 투병 중이면서도 막바지 고통이 찾아오는 그날까지 학교를 떠나지 않았던 이 학교 신창혁(辛昌赫·57) 교감과 '이별식'을 가졌다.

이날 오전 9시 장지로 떠나기 전 양양초교 운동장에 들른 신 교감의 영구차는 그를 거쳐 간 제자와 학생 1000여명의 배웅을 받았다. 어린 학생 40명은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카네이션을 선생님들에게 달아드리려던 계획을 바꿔 하얀 국화꽃 40송이를 신 교감의 영전에 바쳤다.

암투병중에도 교편을 끝까지 놓지 않으셨던 신창혁 교감선생님의 영정 앞에 카테이션대신 국화를 내려놓는 어린 제자들

지난 13일 숨진 고(故) 신창혁 교감은 2001년 10월에 췌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후에도 학생들에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지난달 16일까지 교단을 지켰다. 마지막 숨을 거두는 날까지 학생들을 지켜보는 것이 그의 꿈과 행복이었다.

신교감과 양양초교 동창생이기도 한 이 학교 전상범(全相範) 교장은 "신 교감의 병세가 악화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지난 3월에도 휴직을 권유했으나 그는 가장 바쁜 학기 초라서 쉴 수가 없다고 뿌리쳤다"고 전했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몸담은 이 학교에서 1966년 처음 교편을 잡은 신 교감은 37년간 강원 영북지역에서 수천 명의 제자를 길러냈으며, 매년 스승의 날이면 그를 존경하는 제자들이 보내오는 꽃바구니들로 책상 위는 가득 찼다.

동료 교사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은 "신 교감은 대쪽같은 삶을 살아왔으며 평소 불의와 부당한 이익에 타협하지 말고 정직하게 살아야한다고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기억했다.

제자인 김남식(金南植·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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