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기지 파업동참 파장…수도권 수출입80% 마비 위기

  • 입력 2003년 5월 14일 0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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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화물연대 컨테이너 위수탁지부 경인 내륙컨테이너기지(ICD)지회까지 동조 휴업에 들어가 수도권 지역에서도 물류대란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3일 수도권의 유일한 ICD인 경기 의왕시 부곡동 경인ICD는 평소 물동량의 절반가량인 2500여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만을 취급했다.

평소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불을 훤하게 밝히고 컨테이너를 싣고 내리던 경인ICD는 이날 물량이 뚝 떨어지면서 오후 9시가 넘어서자 대부분의 화물운송업체 야적장에 불이 꺼졌고 차량운행도 끊겼다.

이날 동조 휴업에 들어간 경인ICD지회 소속 조합원 270여명은 경인ICD에 입주해 있는 한진, 대한통운 등 15개 대형 화물운송업체에 소속된 지입차주들. 이들은 특정 회사에 소속되지 않은 개인 차주들로 구성된 화물연대 경인지부(조합원 2200여명) 조합원과는 다르다.

이들은 이날 같은 화물운송업체에 소속돼 경인ICD 내에서 함께 일하는 비조합원 200여명에게 동참을 설득해 일부 비조합원들도 동참했다.

또 이날 경인지부 소속 일부 차량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사실상 휴업에 들어갔다. 경인지부 조합원 120여명은 이날 밤 늦게까지 지부 사무실이 있는 경인ICD 주변에 차를 세워둔 채 운행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물류대행사인 토로스물류㈜ 관계자는 “경인지부가 운송료 인상과 관련된 최종 협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집단행동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는데 일부 조합원들이 휴업에 동참해 화물수송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수출 화물은 평소 하루 400TEU가 처리되는데 이날은 140TEU밖에 수송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수도권의 상당수 수출업체들도 화물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인ICD측은 육상운송량이 떨어짐에 따라 철도수송 물량을 늘리기 위해 대책을 세웠지만 부산항에서 수입화물 하역 및 선적이 제대로 되지 않아 철도수송 역시 평소보다 20∼30% 줄어들었다.

경인ICD 관계자는 “앞으로 물류수송이 줄어들게 되면 삼성전자와 OB맥주, 제일제당, 하이닉스반도체 등 수도권 지역 대기업의 물류수송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인ICD는 수도권 전체 컨테이너 수출입 물량의 80%가량(1일 5000여TEU)을 취급하고 있다. 이 중 육상운송이 70%, 철도운송이 30%가량을 차지한다.

경인ICD에는 3만7000여개의 컨테이너가 야적돼 있다. 차량들은 업체로부터 물량 주문을 받으면 이곳에서 빈 컨테이너를 싣고 해당 공장으로 가 물건을 실은 뒤 주로 부산항이나 광양항으로 수송하고 있다.

의왕=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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