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NEIS 혼란에 학생 피해 없어야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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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보완을 권고했다. 당사자인 교육부가 어떻게 입장을 정리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인권위 의견에 따르겠다고 한 적이 있어 운신의 폭은 넓지 않다. 그러나 정부는 인권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전력도 있다. 교육부는 일단 NEIS 심의기구인 교육행정정보화위원회 논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만약 교육부가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인다면 문제는 이제부터다. 교육부에 따르면 새 전산망을 갖추는 데 최대 2조원의 예산이 추가 소요되며 당장 고교 3학년생들의 수시모집 지원이 파행을 겪을 수밖에 없다. 추가 예산은 국민 혈세에서 부담해야 하며 전교조와 교육부의 줄다리기에 학사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처음에는 NEIS에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인권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입장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한 윤 부총리는 혼란을 부른 책임을 져야 한다. 옳다고 생각했으면 소신껏 밀고 나가든지, 아니면 경솔한 발언을 삼갔어야 했다. 윤 부총리가 인권위에 NEIS에 대한 판단을 넘긴 것은 민감한 문제에서 한발 빠지려는 무책임한 자세의 전형이었다.

전부터 전교조 편이라는 의심을 받아온 윤 부총리가 진보 성향의 인사들이 적지 않은 인권위에 공을 넘김으로써 결과적으로 전교조 편을 들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NEIS 문제에는 교단 주도권 다툼의 성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 당국은 이번 권고로 인해 교단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를 내놓으면서 교육 현실보다는 원론적인 면에서 인권 침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 뜻을 존중하되 교육 현장의 어려움과 ‘전자정부’를 포함한 정보화 흐름까지도 폭넓게 감안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고 예산 낭비를 최소화하도록 접점을 찾아내는 것이 교육 당국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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