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속 운송마비…산업전반 초비상

  • 입력 2003년 5월 11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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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소속 컨테이너차량의 파업으로 수출 및 원자재 수입길이 막히면서 산업계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재계는 이라크전 여파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동으로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파동이 경제 전반의 치명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전경련은 산업계 피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한편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재계 차원의 ‘목소리’를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자 화학=삼성전자는 10일 하루 경기 수원, 광주, 경북 구미공장에서 생산되는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가전제품 수출물량 248FEU(1FEU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출하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른 직간접 피해액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수입원자재까지 받지 못해 파업이 2, 3일 더 지속되면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경남 창원공장에서 하루 평균 300∼400FEU, 구미공장에서 150FEU를 부산 또는 경남 마산항으로 수송했으나 부산항의 반출입 차질로 컨테이너 운송이 중단되다시피 한 상태다.

주요 생산제품의 50% 이상을 수출하는 화학업계는 부산항과 전남 광양항을 통한 수출입 비중이 커 피해가 심각한 상황. 전남 여천에 공장을 둔 LG화학과 울산에 공장이 있는 SK는 수출입 물량이 3일째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철강 자동차=철강업계는 경북 포항과 광양에서 화물연대와 운송회사간 운송료 인상 타결로 큰불은 끈 상태. 그러나 창원의 한국철강, 충남 당진의 한보철강 환영철강 등은 물류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철강은 화물연대 경남지부와 세부 이견을 좁히지 못해 자재반입 및 제품출하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고 한보철강과 환영철강도 제품출하가 안돼 재고가 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완성차 수출은 전용부두에서 이뤄져 직접 피해는 없는 편이지만 부산항 물류 중단으로 타이어를 비롯한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섬유 제지=섬유업계는 경공업 특성상 수출컨테이너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아직 화물연대 운송중단에 따른 피해가 크지는 않은 상태.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화물적체로 인한 납기지연 등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수출물량의 대부분이 부산항을 통해 나가는데 항만 봉쇄가 10일 정도 지속되면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그룹 계열사인 한솔CSN을 통해 수출입 화물을 운송하고 있지만 부산과 광양항 물류중단에 따른 간접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김태한기자 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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