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합의안 내용과 타결배경 및 전망

  • 입력 2003년 5월 9일 17시 58분


전국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 포항지부와 경북 포항지역 9개 운송업체가 14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9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함에 따라 철강물류 대란이 8일만에 정상화되게 됐다.

다만 다단계 운송알선체계 개선 등 화물연대측이 요구한 구조적 문제점이 완전 해결되지 않았고, 정부가 경유가 및 고속도로통행료 인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또다시 물류수송 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혀 불씨가 남아있다.

▲포스코 관련 5개사는 15% 인상=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운송료 인상폭과 관련, 포스코와 물류 수송계약을 맺고 있는 대한통운 등 5개사는 15% 인상으로 가닥이 잡혔다. 나머지 4개 업체의 인상폭은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10~15%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의견이 맞섰던 운송료 지급 방식과 관련, 화물연대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3개월 뒤부터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협상 타결은 운송비를 지급하는 포스코가 막판중재에 나서면서 성사됐다.

▲협상과정=포스코는 당초 직접당사자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협상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화물연대와 운송업체간 협상은 포스코의 개입이 없는 상황에서 지리한 평행선을 보였다. 포스코측은 자신의 소극적인 태도가 사태 해결의 걸림돌로 비쳐지고, 기업 이미지마저 타격을 입을 것이 우려되자 중재에 나섰다. 포스코는 7일 오전 물밑 접촉을 통해 다단계 지입 알선 금지, 노조 탄압 중지 등 화물연대의 요구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포스코가 협상에 개입하자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를 기해 철강공장과 운송업체에 대한 봉쇄를 해제했다.

8일 오전 6시 40분 시작된 협상에서 2% 인상안을 제시했던 운송업체측이 3시간여 뒤에 재개된 협상에서 12% 인상안을 제시한 것도 포스코측으로부터 운송료 인상에 대한 언질을 받아서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이후 20%(화물연대)와 13%(운송업체)를 놓고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던 양측은 9일 14차 협상에서 15% 인상을 골자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전격 도출했다.

▲남아있는 불씨=광양에 이어 포항에서 운송료 인상 등에 합의함으로써 물류대란은 정상화의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전국운송하역노조가 경유가 인하,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등을 요구하며 정부와의 '담판'을 추진하고 있어 사태가 완전 종결된 것은 아니다. 전국운송하역노조는 "5월말까지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전국적인 물류수송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는 상태다.

포항=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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