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부모 "학원강사 모셔와 특강해달라"

  • 입력 2003년 5월 1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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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는 1일 오후 서울 강남교육청에서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지역의 학부모 50명과 사교육 문제 등에 관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학교보다 학원이 나은 것이 사실”이라며 교사의 질을 높이는 등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내실화하라고 촉구했다.

초등 1학년생의 학부모 조희정씨는 “강북에 살다가 교육문제 때문에 무리해서 강남으로 이사했다”며 “사교육을 하지 않고도 학교에서 모든 교육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서문여고 학부모 양미영씨는 “남편 월급의 70%를 아이들의 학원비로 쓴다”며 “월급날인 25일이 돌아오면 학원비 걱정에 잠이 안 온다”고 말했다.

청담고 학부모 이승준씨는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담임이 ‘학교 공부로는 부족하다. 우리 아이도 학원에 보낸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도곡중 학부모 이옥자씨는 “영어 수학 선행학습을 시켰더니 성적이 잘 나왔는데 혼자 예습을 하도록 했더니 성적이 낮게 나왔다”며 “선행학습이 필요하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학원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으로 유명 학원강사를 학교로 초빙해 특기 적성 교육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대청중 학교운영위원 홍순희씨는 “야간 자율학습을 양성화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공부하게 했으면 좋겠다”며 “일부 학교의 찬조금도 자율학습 수고비 정도로 배려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윤 부총리는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도 대학에 갈 수 있게 입시제도를 좀 더 다양하게 만들려고 하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수긍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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