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용지마을 '자치센터' 추진

  • 입력 2003년 4월 25일 2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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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나는 용지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요.”

‘도심 속의 섬’처럼 떠 있는 영구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깨어나고 있다.

대구 수성구 범물종합사회복지관(관장 곽정웅·郭正雄)의 범물지역사회발전센터 직원 3명은 이 달부터 용지임대아파트에 사는 주민 7200명과 함께 ‘아름다운 용지마을 공동체 만들기’운동을 시작했다.

임대아파트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의식에 빠져들고 자녀들은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현실을 바꿔보자는 것.

“처음으로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역량을 키우자는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만 해도 기대가 큽니다. ‘시작이 반’입니다. 계획 기간인 3년을 열심히 뛰면 틀림없이 달라질 거예요. 벌써 자신감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거든요.” 센터 정명희(鄭明姬·49) 실장의 말이다.

정 실장은 “지난 1월 용지아파트 주민 400여명을 대상으로 처음 의식조사를 해보니 피해의식을 가진 주민이 많았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며 “주민 스스로 힘을 모아 더 나은 공동체를 가꿀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임대아파트 주민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주민들의 삶의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전국 10곳(서울 6, 부산 2, 광주 2, 대구 1곳)에 지역사회발전센터를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범물센터는 5월부터 아파트 안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교육을 하고 주민으로 구성된 홍보단을 만들어 소식지도 낼 예정이다. 센터 장혜진(張惠眞·23) 사회복지사는 “의지력을 잃고 마지못해 생활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이웃사촌 봉사단 등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지아파트 2646가구 임차인 대표회 부회장 김재환(金再煥·65)씨는 “임대아파트가 생긴지 10년이 넘었지만 주민들은 소극적이고 침체돼 있었다”며 “주민 스스로 아파트 분위기를 바꾸면서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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