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연수변전소옆 배전사업소 신축

  • 입력 2003년 4월 16일 21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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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인천 연수구 청학동 연수변전소 옆 부지에 배전사업소를 신축하려 하자 인근 삼용아파트 주민들이 환경 피해를 내세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변전소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소음 때문에 수년째 고통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배전사업소를 추가로 지으려는 한전의 태도는 아파트를 버리고 떠나라는 횡포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배전사업소 시공업체는 주민과의 마찰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자 인천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과 공사방해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추진 과정=한전은 지난해 8월 연수구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 9월13일 배전사업소 신축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환경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들이 저지하는 바람에 공사는 7개월 동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배전사업소는 연수변전소 옆 1600여평 부지에 지하 1층, 지하 5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소는 선로와 전주 관리를 위한 기계실, 사무실, 주차장 등으로 구성된다.

▽주민 반응=연수변전소와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300가구 1100여명이 사는 삼용아파트 주민들은 1994년 3월15일 이 아파트에 입주했다. 변전소는 95년 5월17일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에 한전이 환경 피해에 대한 주민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변전소에 인접한 이 아파트 102동 주민들은 흐린 날과 전기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는 변전소에서 생기는 악취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유해 변전소 추방대책위원회’의 안지헌 위원장은 “애완용 강아지를 수차례 교배했지만 임신이 안 될 정도로 환경 피해가 심각하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시공업체의 소송에 맞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전 입장=이번 공사는 남동구 구월동에 있는 남인천사업소 사옥을 이전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선로의 유지, 전주 보수 및 관리 등을 맡기 때문에 주민 피해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관할 연수구와 함께 지난해 12월 연수변전소의 악취와 소음 등에 대한 조사를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모두 기준치 미만으로 나타났다며 주민들의 생각만큼 환경 피해가 심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한전 사옥건설처 이대준 과장은 “배전사업소는 고압전력 시설 설치공사가 아니라 남인천지점을 이전하는 것”이라며 “배전사업소 부지에 공원을 조성해 달라는 주민 요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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