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中민항기 참사 1년,사고원인 감감… 보상 ‘소송중’

  • 입력 2003년 4월 13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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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 가족 대책위 배준형 총무부장이 중국국제항공공사측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희생자가족대책위
희생자 가족 대책위 배준형 총무부장이 중국국제항공공사측의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며 최근 인천국제공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희생자가족대책위
“사고 발생 1년이 지나도록 해결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경남 김해시청 옆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김해 중국 항공기사고 희생자 가족 대책위원회’ 최교웅(崔敎雄·49) 사무국장의 말이다.

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국국제항공공사(CA) 소속 여객기 추락 참사가 발생한 지 15일로 1년. 그러나 사고원인 규명과 보상, 위령탑 건립 문제 등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대책위는 분통을 터뜨렸다.

CA 여객기의 추락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 한중 양측조사단은 기체 결함과 기장 과실, 관제 실수 등 다각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사고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는 6월 이후로 잡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희생자 보상 문제는 이미 법정으로 넘어갔다. 대책위는 희생자 1인당 최소 보상금으로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당시의 최저 보상액인 2억7500만원을 요구했으나 CA는 2억300만원을 제시,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유족들은 변호사를 선임해 CA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

위령탑 건립 역시 현안 중 하나. 희생자 대책위는 사고 당시 현장에서 수습한 수백점의 유골 조각을 화장한 뒤 경남 창원시의 한 병원 영안실에 보관 중이다.

대책위는 이를 김해시내에 위령탑을 건립해 안치한다는 계획. 하지만 위령탑 건립 예산 등을 둘러싸고 CA측과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역시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부상자들이 겪는 고통도 크다. 대책위의 배준형(裵浚亨·36) 총무부장은 “부상자들이 보상금과 관련된 소송을 내자 CA측에서 올 1월28일부터 치료비 지급보증을 철회했다”며 “이 때문에 15명의 부상자가 치료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책위원회는 15일 오후 1시부터 희생자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김해시 연지공원과 돗대산 입구, 김해공항 등지를 돌며 고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CA추락사고▼2002년 4월15일 중국 베이징(北京)을 출발한 CA 소속 보잉767기가 김해공항 착륙 직전인 오전 11시45분 경남 김해시 돗대산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한국인 111명 등 모두 129명이 숨지고 37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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