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천 서울대공원 실태 "동물원 안전요원이 없다"

  • 입력 2003년 4월 7일 18시 14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5일 초등학생이 물소우리에 들어갔다가 중상을 입은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대공원의 동물원 안에 관람객을 위한 안전요원이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라 또다른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7일 서울대공원 관리사업소에 따르면 동물원 안의 관람객 안전은 1차적으로 사육사들이 맡고 있지만 사육사는 모두 64명으로 1명당 50마리가 넘는 동물을 관리하고 있어 관람객 안전관리 등 부대 업무를 담당할 여유인력이 없다는 것.

이는 외환위기 이후 서울시가 공무원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공원의 인력을 342명에서 231명으로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대공원측은 부족한 인원을 메우기 위해 공익근무요원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48명의 공익요원 중 40명이 산불감시와 주차장 관리에 투입되고 남은 인력 중 상당수는 중앙 대형호수에 배치돼 73만평의 동물원 안에서 관람객의 안전을 담당하는 공익요원은 단 2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들은 호랑이 등이 있는 맹수사(猛獸舍)에 주로 배치돼 5일 사고가 났던 대동물관을 비롯해 70여개의 동물우리 주변엔 안전요원이 전혀 없는 실정이다.

또 전용 구급차가 없는 데다 의료팀엔 간호사 2명이 전부여서 돌발 사고가 났을 경우 초동조치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경우 19명의 공익요원이 배치돼 있으나 행정보조 인원을 제외하곤 모두 주차장 안내를 맡고 있어 동물원 안의 안전사고에 더욱 취약한 실정이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관람객 안전까지 담당하려면 사육사가 지금보다 최소 50% 이상 늘어나야 한다”며 “주말이나 공휴일 자원봉사자를 관람질서 계도요원으로 활용하고 구급차와 구급요원을 고정 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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