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곶신도시 입주 꺼린다

  • 입력 2003년 3월 10일 0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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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주가 시작된 경기 시흥시의 월곶 신도시가 교육과 교통시설 등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주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월곶 신도시는 1992∼1996년 소래포구 인근 월곶동 820 일대 공유수면 56만4000㎡를 매립해 조성됐다. 이 곳에는 P아파트 2560가구가 들어섰으며 여기에 추가로 1000여 가구의 아파트가 지어질 계획이다.

그러나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2560가구 중 1659가구가 아파트 열쇠를 받아갔으나 실제로 거주하는 가구는 600여 가구에 불과하다는 것.

입주율이 이처럼 낮은 것은 아파트에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대형 러브호텔 40여 개가 있고 안마시술소 노래방 등 각종 위락시설도 많이 들어서 주거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개교를 앞두고 있는 시흥 월곶초등학교를 제외하고는 중고교는 아직 설립 계획도 없는 상태다.

이로 인해 투자 목적으로 12, 14평형 아파트를 분양 받은 임대사업자들도 실수요자를 찾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교통문제도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 월곶 신도시에는 4개 노선에 76대의 버스가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P아파트 주민 상당수가 인천이 생활권인데 비해 월곶∼인천간 버스노선은 아직 없다.

시흥시는 6월 중순까지 32번, 33번 시내버스를 각각 2대씩 증차해 배차간격을 기존 50∼60분에서 30분으로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월곶∼인천간 버스노선 신설을 위해 인천시와 협의중이지만 버스업체가 선뜻 나서지 않아 노선 개통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월곶 신도시 주민들은 시흥시에 주거환경 개선, 교육여건 조성, 문화시설 확충, 대중교통 확대 등 종합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 곳으로 이사한 지모씨(41)는 “인천 부평으로 나가는 버스 노선이 없어 불편하다”며 “교통 문제도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 입주를 허가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인천시와 협의하고 있는 만큼 5월경 신도시와 인천을 잇는 버스노선을 개설할 수 있을 것이며 모텔의 대형 네온사인도 수를 줄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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