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부총리,수능 자격고사 전환 검토

  • 입력 2003년 3월 7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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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홍(尹德弘)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은 7일 입시 과외 때문에 고교 교육이 황폐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적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자격고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실제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부총리는 이날 취임식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교 교육 부실화의 원인 중 하나가 수능에 대비한 과외 때문에 생기고 있다”며 “수능 비중을 낮추기 위해서 수능을 자격고사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능을 합격 또는 불합격(Pass or Fail)을 가리는 정도의 자격고사로 바꿔 학습 부담을 줄이고 대입은 고교 학교생활기록부 성적으로 전형하는 게 좋지 않으냐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성적 반영을 줄이고 학생부 반영을 확대하면 고교생들이 과외를 덜해도 된다”며 “초중고 교육은 공공성을 강화해 공부 부담을 줄이고 대학에서는 공부를 많이 시켜 경쟁력을 높이도록 교육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능 자격고사 전환시기에 대해 “2004, 2005학년도 대입전형은 이미 계획이 세워져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며 “이 사안은 시간을 갖고 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능시험의 자격고사화는 수능의 비중을 줄여 학생들의 입시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교육부에 권고한 사안이다.

이렇게 되면 수능시험이 과거의 ‘예비고사’처럼 대학 지원을 위한 최소한의 자격으로만 활용되고 대학별로 학생부나 대학별 고사를 통해 선발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

그러나 대학들이 고교 학생부와 수능 변별력을 불신하고 대학별 고사(본고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능 자격고사화가 본고사 부활과 또 다른 과열과외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실무자들은 “수능제도를 바꾸는 것은 최소한 3년 전에 예고해야 하고 여러 측면을 검토해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이라며 “당장 제도를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윤 부총리는 서울대를 공익법인화한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부총리 임명 전 교수로서 외국 사례 등을 들어 개인 생각을 말한 것”이라며 “서울대와 국립대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하면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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