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아픔 나누면 슬픔 반"…자원봉사자 맹활약

  • 입력 2003년 3월 5일 22시 15분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가 발생한 지 16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활동이 사고 수습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5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현재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한 시민들은 모두 651개 단체 1만4292명으로 하루 평균 40여개 단체, 800∼900여명이 활동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사망자 및 실종자 가족과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들에게 식사는 물론, 담요와 속옷을 제공하고 분향객 안내 등 사고수습에 필요한 역할을 소리없이 수행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 봉사요원 50여명은 지난달 18일 지하철사고가 일어나자 중앙로역 현장 등 2군데에 급식용 차량을 배치, 부상자와 구조대원에게 음식을 대접했고 지난 2주간 하루도 빠짐없이 실종자 가족 등에게 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새생명복지회와 대구시지체장애인협회 한마음 봉사회 회원 50여명도 사고대책본부에 무료 급식소를 설치, 대책본부 관계자 등 1000여명에게 하루 3끼 식사와 음료수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경북대 봉사동아리 ‘신망애’ 등 대학생 봉사단원도 유가족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으며 95년 대구 상인동 도시가스폭발 사고로 43명의 희생자를 낸 영남중 재학생들도 사고 이후 매일 윤번제로 사고 현장을 방문, 급식활동을 돕고 있다.

이밖에 한국기독교연합회 봉사단 등은 사고현장에서 추모 예배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영남불교대학 관음사 봉사단 등 불교계 신도 등으로 구성된 봉사단도 합동 천도재를 봉행하는 등 종교계 인사들도 헌신적인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실종자 가족인 강모씨(40)는 “자원봉사자들의 위로와 봉사활동이 슬픔을 이겨내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추운 날씨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봉사자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사회복지 전문가들은 “일본 고베(神戶)대지진 사고 등 외국에서 발생한 대형참사때도 희생자 유족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정상을 되찾는 데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컸다”며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에서도 자원봉사자들이 빛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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