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공계 신입생 7명중 1명 수학 ‘낙제’

  • 입력 2003년 3월 4일 1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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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울대 자연대와 공대 신입생 7명 중 1명은 수학 실력이, 5명 중 1명은 영어실력이 ‘낙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는 지난달 20일 자연대와 공대 입학예정 학생 12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학성취도 측정시험에서 177명(13.7%)이 20점 미만이었다고 4일 밝혔다.

단답형과 서술형을 섞어 13문제가 출제된 이번 시험의 전체 평균은 40.8점으로 지난해 37.6점보다는 소폭 상승했다. 신입생들의 고교 수학 실력을 측정해 ‘반(班) 편성’ 기준으로 삼는 수학측정시험에서 20점 미만을 받은 학생은 ‘기초 수학’을 수강한 후 정규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또 60점 이상을 받은 129명은 ‘고급수학’을 바로 수강할 수 있고, 나머지 977명은 중급 과정인 ‘수학 및 연습1’을 듣게 된다.

서울대는 학생들의 학력격차가 커지자 2001년도부터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학 성취도 시험을 치러 그 결과에 따라 교양수학 반 편성을 하는 ‘우열(優劣)반 제도’를 운영해왔다.

한편 수학성취도 시험이 실시된 날 신입생 4155명을 대상으로 치러진 영어 시험(TEPS) 결과 701점 이상(1000점 만점)의 고득점자 비율은 18.8%(781명)로 지난해 30.1%에 비해 11.3%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 교양 과목을 이수하기 전에 기초영어를 이수해야 하는 ‘낙제점(501점 이하)’을 받은 학생 비율은 20%(855명)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다.

서울대 김우철(金宇哲) 교무처장은 “수학시험의 경우 평균은 높아졌지만 전체 문제의 난도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실력이 낮아졌다고 보아야 하며, 최상위권 학생 수(5%)도 지난해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상위 그룹은 미래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과학자와 공학자가 될 인재집단(pool)임을 감안할 때 우려되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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