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사이트 기승… 신체 고의손상-브로커 알선등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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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편법적인 군복무 기피방법을 소개하는 인터넷사이트들이 잇따라 등장,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군 면제를 받은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을 ‘신의 아들’이라고 빗대는 등 병역의무를 비웃는 글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군 면제 관련 사이트는 D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만 20개에 이르고, 일부 사이트에는 회원 1만5000명이 등록돼 있어 병역기피를 부추기고 있다.

‘군대 가기 싫어요’ ‘군 면제 지름길’ ‘신의 아들의 모임’ 등의 이름으로 개설된 이들 사이트는 표면적으로 ‘합법적인 군 면제 방법을 소개한다’고 표방하고 있으나 일부 사이트는 신체 일부를 고의적으로 손상해 면제를 받는 방법을 소개하는 등 불법과 편법을 소개하고 있다.

28일 군 면제 관련 사이트인 K 대화방에는 ‘신체 중 팔과 관련된 십자 인대를 끊어 군 면제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글귀가 떠올랐다. 20대 청년이라고 밝힌 이 네티즌은 ‘성공하면 후사하겠으며 병역특례 브로커를 소개해줘도 돈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또 81년생이라고 밝힌 한 청년은 피부병인 아토피가 몸에 번지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주스병으로 십자 인대를 끊는 방법을 소개하며 훈련소에서도 이러한 방법으로 군복무를 그만두고 나온 사례를 제시했다. 이 사이트를 만든 운영자는 “군대는 도저히 가기 싫어서 이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태연하게 밝혔다.

한편 강릉지방 병무청 관계자는 “가끔 징병검사를 하다보면 고의적으로 신체를 손상한 사례가 있다”며 “고의적으로 신체를 손상할 경우, 전문가가 보면 금방 알 수 있어 병역법위반으로 고발된다”고 말했다.

강릉=경인수기자 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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