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는 3일 청주교도소에 무기수로 복역 중인 이씨가 이 대학 생명환경과학대 응용생물학과 3학년 편입학 시험에 합격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무기수의 경우 17년 이상 모범수로 복역해야 가석방 대상이 된다는 규정 때문에 학교를 다니지 못하고 곧바로 휴학해야 하는 상황. 최단기간 내 가석방된다 해도 2005년쯤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88년 1월 군복무 중 내무반에서 다툼 끝에 동료 3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돼 청주교도소에 복역중이다. 7, 8년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지내던 그는 교도소 안에서 늦게나마 독학을 하기 시작해 98년 영어영문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또 청주 주성대학이 교도소의 위탁을 받아 개설한 전문학사 위탁교육생으로 선발돼 전산과학시스템학과에 진학, 올해 2월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을 앞두고 있다.
이씨의 귀휴(歸休·형기의 3분의1 이상을 마친 모범수에게 주는 휴가) 중 그를 만나 ‘생명공학’의 길로 이끈 건국대 박동기(朴東基·응용생물화학) 교수는 “이씨가 수강을 할 수 있도록 종교단체들이 법무부에 진정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무부 관계자는 “이씨가 아직 17년 이상 복역하지 않아 가석방 심사대상이 될 수 없다”며 “가석방 요건을 채우는 2005년 이후에나 편입학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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