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청 땅값 상승 열풍에 서민불만 고조

  • 입력 2003년 1월 28일 2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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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공약으로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자 이번에는 집 없는 서민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서민들은 대부분 부동산 가격상승이 투기꾼과 부유층에게만 유리할 것이라며 제재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대전시 홈페이지(metro.daejeon.kr)에는 20여일 전부터 이같은 불만과 호소가 쇄도하기 시작해 최근에도 하루 4∼5건씩 오르고 있다.

특히 처음에는 ‘왜 대전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하지 않는가’ 등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수준이었으나 점차 ‘수도이전 결사반대’ ‘왜 노무현을 뽑아서…’ 등으로 비난글들이 많아지고 있는 게 특징. “내 집 마련의 꿈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절망감을 반영하는 글들도 많아지고 있다.

‘조은혜’라는 네티즌은 ‘왜 노무현을 찍었는지 내 손을 자르고 싶다’라는 글을 통해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여기서 ‘노무현씨가 당선되기 전, 나는 내후년 쯤 집을 사기로 계획한 소박한 서민이었다. 하지만 하루만 자고나면 뛰어오르는 집 값.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라기에 뽑아주었는데 정말 분하다…아! 내가 왜 노무현을 찍었을까. 노 당선자는 이런 대전 서민들의 어려움을 아는 걸까?’라고 토로했다.

‘김형자’라는 네티즌은 ‘대전을 투기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라는 글에서 ‘아파트 가격이 한 달 만에 1000만∼5000만원까지 올랐는데 서민은 1000만원을 모으려면 5년 이상 저축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전시는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하고 있다’고 대전시의 대책 부재를 나무랐다.

‘대전시민’이라는 네티즌은 ‘내 집 마련 꿈이 한달만에 사라졌다’라는 글에서 ‘1년을 일해야 몇 백만원 밖에 못버는데 아파트 값이 올라 이젠 물거품이 돼버렸다. 행정수도니 뭐니 모두 무산시켜 달라. 투기한 놈들 모두 망하게…’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행정수도 이전으로 좋아했더니 땅 투기에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서민은 살 곳이 없어졌다. 행정수도 이전 여부를 국민투표에 붙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서민들의 우려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재의 과열 분위기는 일시적이고 거품적인 성격이 적지 않다”며 “부동산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 조만간 서민의 걱정을 덜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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