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초중고생 中國유학 어떻게 준비하나

  • 입력 2003년 1월 2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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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을 준비 중인 고교생들이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이얼싼중국문화원에서 유학 절차 등을 상담하고 있다. -박영대기자
중국 유학을 준비 중인 고교생들이 20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이얼싼중국문화원에서 유학 절차 등을 상담하고 있다. -박영대기자
《1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라마다 르네상스호텔 4층에서는 한 중국 유학 알선업체가 개최한 ‘중국 7개 명문 중고 유학 설명회’가 3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가 몰린 가운데 열렸다.

참가자들은 베이징(北京) 8중, 25중, 65중 등 중국 명문 중고교의 교육과정과 현지 생활지도 등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주최측은 “자녀가 유학 중 탈선의 길로 빠질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가 많아 한국인 교사 4명을 파견해 학생들의 생활과 학업을 동시에 지도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학부모들을 안심시키려고 노력했다.

중국이 세계적인 경제 강국으로 떠오르면서 자녀를 중국 중고교로 유학을 보내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지금은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미국 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에 주로 유학을 보내고 있으나, 10년 뒤에는 중국이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와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중국으로 유학하는 것이 훨씬 전망이 좋다는 판단 때문이다.》

▽유학생 얼마나 되나=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2002년 말 현재 중국 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포함해 유학 과정을 밟고 있는 외국인 6만2000여명 중 한국인 학생이 2만2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중국 내 유학생 3명 가운데 1명이 한국 학생인 셈. 단기 어학연수(1∼3개월)를 하는 한국인 학생만도 연간 1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01학년도부터는 초중고 유학생도 크게 늘어 베이징 지역에만 1만여명의 한국인 초중고생이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30일에는 명문학교인 푸단(復旦)대학 부속중학교 교감 등 학교 관계자들이 직접 서울을 방문해 설명회를 갖는 등 한국의 초중고생을 겨냥한 입학설명회를 잇달아 개최하고 있다.

▽유학 시기와 절차=중국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중학교나 고교 때 유학을 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국 대학에 입학하려면 늦어도 고교 2학년 이전에 가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유학에 적합한 시기를 중학교 2학년으로 본다. 이 시기에는 우리말도 비교적 완벽하고 정체성도 어느 정도 확립돼 있는 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적당한 시기라는 것. 고교생의 경우 현지에 적응하면서 대학 입시를 준비하려면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중국은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되므로 2, 3월에 출국해 6개월가량 어학연수를 받는 것이 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데 유리하다.

중국 학교 중에는 학생비자 취득이 가능한 학교와 불가능한 학교가 있기 때문에 전문 유학원 등을 통해 사전에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유학 알선업체를 선택할 때는 현지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중국 현지 사무소를 둔 유학원을 찾는 게 좋다.

▽유학 비용=중국은 대학보다 중고교의 학비가 더 비싼 편이다. 한국 학생은 대부분 공립보다는 사립학교에 가기 때문에 중국의 물가에 비해 학비가 많이 든다.

사립학교의 경우 학기별로 학비가 4000달러에서 8000달러 정도로 학교별로 다르며 기숙사비도 학기당 400달러에서 1500달러까지 차이가 난다. 여기에 생활비로 월 25만∼30만원가량이 들기 때문에 학기별로 대략 1000만원∼1500만원가량이 소요된다. 베이징이나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는 이보다 더 많이 들 수 있다. 같은 대도시라도 상하이가 베이징보다 더 비싸다.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더 적은 비용으로 유학 생활을 할 수 있다.

▽중국어 실력은 필수=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중국 유학의 성패도 언어 장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일단 현지에 가면 어떻게든 중국어를 배울 수 있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다. 중국의 학교는 입학보다 졸업이 어려우므로 유학을 가기 전에 중국어 실력을 충분히 쌓아 둬야 한다.

중국의 중고교는 유학생의 중국어 능력에 따라 중국 학생과 함께 수업을 받는 학급에 편성하기도 하고 외국학생들로만 구성되는 별도의 학급에 넣기도 한다.

중국의 대학에 입학하려면 적어도 한어수평고시(HSK) 6급 이상의 실력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 한어수평고시는 중국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사람의 중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기초(1∼3급) 초중급(3∼8급) 고급(9∼11급)으로 나뉜다.

이얼싼 중국문화원 서정진 유학팀장은 “성공적인 중국 유학을 위해 최소한 출국 6개월 이전에 전문가 상담을 통해 철저히 준비해야 원하는 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중국 유학 알선 기관
기관 홈페이지 전화
한중교육개발원 www.kcedi.com 02-333-5050
이얼싼중국문화원 www.yiersan.com 02-775-7000
천지인홍익인간 www.2020study.com 02-588-9324
큰샘유학원 www.kheunsam.com 02-733-7270
발해유학원 www.jogiuhak.net 02-3482-8594
한빛유학원 www.wenyiwen.co.kr 02-738-5856
금범유학원 www.goodchina.co.kr 02-533-6353
세린유학원 www.gochina.co.kr 02-735-8900
대구 베이징유학원 www.liuxue.co.kr 053-425-4647
부산 차이나유학닷컴 www.chnschool.com 051-468-9917

●전문가 조언

‘중국유학 열풍’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에 유학을 가려는 학생이 해마다 늘고 있다. 열풍의 근원은 21세기에는 중국이 세계의 중심 국가로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중국은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가입, 2008년 올림픽, 2010년 세계박람회 개최 등을 통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뀐 점도 중국 유학 바람을 가속화하는 원인 중의 하나다. 중국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연령층도 매우 다양해졌고 숫자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유학의 또 다른 장점은 유학비용이 미국 등 영어권 국가에 비해 저렴하고 같은 동양 문화권이라는 점, 입학 수속 절차가 비교적 쉽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 유학 역시 뚜렷한 목표 의식이나 철저한 준비 없이 부모의 강권이나 현실 도피 수단으로 이뤄질 경우 성공 확률은 그만큼 낮아진다.

어학연수를 가든,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유학을 가든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한국에서 대학 진학이 어려워 도피성 유학을 가기도 하지만 이런 유학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유학을 떠나기 전에 중국어 실력을 어느 정도 다져 놓아야 한다. 중국어 공부가 그리 만만하지는 않다. 미리 현지 답사를 하거나 방학을 이용해 4∼6주의 단기 어학연수 과정에 참가해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익히는 것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중국에 유학하기만 하면 밝은 미래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유학을 통해 무엇을 얻느냐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학 초기부터 전문가와 상의해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 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기초교육 기간은 1년6개월에서 2년6개월 정도 걸린다. 이 기간에 중국어 공부와 함께 학업준비도 철저히 해 둘 필요가 있다.

국내에도 중국 유학에 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가 여러 개 있으므로 꼼꼼히 살핀 뒤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규모가 영세하거나 유학 알선 대행료가 너무 싼 곳은 피하는 게 좋다. 업체의 홈페이지 등을 확인해 최선 정보를 갖고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중국 유학 역시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성공할 수 있다. 유학은 더 나은 미래를 얻기 위해 현실을 희생하는 일종의 투자다. 이런 점을 명심하고 중국 유학에 임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나라라고 본다.

정기동 한중교육개발원 원장

●중국 유학 '7계명'

최근 ‘현명한 부모는 자녀를 중국으로 보낸다’라는 중국 유학 안내서를 펴낸 신혜선씨는 “유학은 낯선 곳에서 미래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 자기와의 싸움”이라며 성공적인 중국 유학을 위한 7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①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국내에서는 주변 사람들을 따라 하기만 해도 크게 처지지않을 수 있지만 유학은 목표를 분명히 세워야만 잘못된 방향으로 빠지지 않을 수 있다.

② 결석과 조퇴는 절대 금물=중국은 한국보다 학교 생활이 엄격하다. 유학생이라 해서 자유롭게 생활해도 무방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중국 학교에는 유급 제도가 있기 때문에 결석이 많으면 유급 조치를 당할 수 있다.

③ 중국 학생임을 잊지 말라=중국은 서양 유학생에 대해서는 학교의 간섭이 적은 편이지만 동양문화권인 한국 학생에게는 중국 학생과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이상 중국 학교의 규칙을 지키고 중국 학생처럼 생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④ 규칙을 잘 지켜라=학교든 기숙사든 나름대로 규칙이 있다. 다소 불합리하더라도 한번 지키겠다고 약속한 사항은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경직될 필요는 없다.

⑤ 선생님을 존경하라=중국은 교사의 권위가 절대적이다. 한국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교사에게 공손하게 대하는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에서처럼 행동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교사를 중국인 이전에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⑥ 교우관계는 본인이 선택하라=한국인 친구는 절대 사귀지 않겠다고 결심할 필요는 없다. 주변에 한국 학생이 많으면 학습이나 생활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좋다는 장점도 있다.

⑦ 방학을 적극 활용하라=방학 때 귀국하는 대신 부족한 공부를 보충하거나 중국을 여행하면서 문화를 익히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수 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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