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도의회 의원들 무더기 관광성외유

  • 입력 2003년 1월 3일 1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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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의원들이 연말, 연초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타 무더기로 해외여행에 나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상당 부분의 일정이 관광 위주로 짜여진 데다 일부 상임위원회는 비밀리에 부인을 동반해 분별없는 처사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남기청)는 지난달 30일 5000여만원의 예산으로 의원 8명과 부인, 도의회 사무처장, 전문위원, 직원 등이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으며 9일 귀국한다. 이들은 여행의 목적이 ‘선진국의 도로와 도시계획시설 비교시찰’이라고 밝혔으나 일정에는 바티칸 박물관과 스페인 왕궁 등 관광지가 여러 곳 포함돼 있다.

건설소방위원회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 의원부인들을 김해공항에서 함께 출발시키지 않고 인천공항에서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회 사무처도 부부동반 사실을 숨겼다.

이에앞서 지난달 28일 김봉곤 의회의장과 경제환경문화위원회(위원장 조문관) 소속 의원 9명은 의회 전문의원, 도청직원 등 4명과 함께 중국 상하이 등지를 돌아보고 3일 오후 귀국했다. 이들은 3000여만원의 예산을 썼다.

교육사회위원회(위원장 백상원) 소속 의원 8명이 1인당 430만원의 예산을 들여 6일부터 17일까지 유럽 6개국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밖에 기획행정위원회는 2월에, 농수산위원회는 하반기 중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강창덕 대표는 “의원들이 연말 연초를 틈타 외유에 나선 것은 예산 낭비의 표본”이라며 “더구나 부인까지 함께 가면 선진국 견학이라는 당초 목적 보다 관광으로 치우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의원 부인들의 여행경비는 자부담이며 선진국과의 비교시찰은 의정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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