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대입 수능]중하위권 줄고 상위권 증가 ‘양극화’

  • 입력 2002년 12월 2일 18시 16분


《200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3.6점 정도 떨어져 지난해와 같은 대폭락 사태는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수능 성적이 66.8점이나 떨어진 데 이어 올해 3.6점이 더 떨어진 것이어서 이번 시험에서 수험생들이 느끼는 하락폭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또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성적이 높아 재수생 강세가 예상되고, 특히 상위권 고득점자 수가 지난해보다 늘어나 상위권 대학, 특히 의예 한의예 등 인기학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성적분포 및 특징▼

▽득점 경향〓중하위권의 성적은 다소 낮아졌으나 최상위권 수험생 오히려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최상위권과 하위권에 수험생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

이번 수능에서도 과거와 같이 자연계가 인문계보다 점수가 높았고 재수생이 재학생보다 성적이 높게 나오는 현상이 이어졌다.

정시모집에서는 재수생의 지원 성향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재수생들이 선호하는 의약학계열 등 상위권 인기학과는 경쟁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5개 영역 종합 계열별 점수분포 그래프에서 자연계는 중상위권과 최상위권이 많아 오른 쪽으로 크게 치우친 모습이고, 인문계는 가운데가 볼록한 정상분포 형태를 보이는 가운데 하위권이 두꺼운 모습을 보였다.

▽영역별 득점 상황〓종합적으로 보면 평균 점수가 지난해보다 낮아졌으나 언어, 수리영역은 고득점 수험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언어, 수리 영역의 고득점 여부가 상위권 대학 지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역별 등락폭에서는 올해 특히 어려웠던 것으로 평가된 사회탐구영역의 하락폭이 가장 커 평균점수 하락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50%의 사회탐구 평균점수는 인문계가 72점 만점에 48.5점, 자연계는 48점 만점에 31.2점, 예체능계는 37.8점으로 영역별로 4.7점, 7.7점, 4.5점씩 떨어졌다.

언어는 인문계가 84.5점으로 작년 84.1점보다 0.4점 높아졌고 자연계는 87.9점으로 지난해 88.7점보다 0.8점 떨어졌다. 수리영역(80점 만점)은 인문계 40.8점, 자연계 54.6점, 예체능계 32.7점으로 각각 1.4점, 1.5점, 1.3점이 하락했다.

과학탐구는 인문계가 48점 만점에 33.9점으로 0.3점이 떨어졌으나 자연계는 72점 만점에 60.6점으로 2.8점 높아졌고 예체능계는 48점 만점에 25.9점으로 0.7점이 떨어졌다.

외국어(영어)는 80점 만점에 인문계 57.8점, 자연계 63.5점, 예체능계 41.5점으로 1.1점, 1.5점, 2.4점이 각각 떨어졌다.

▽계열별 득점 상황〓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체 수험생의 평균 성적은 밝히면서도 ‘총점에 의한 줄세우기’를 막는다는 명분으로 계열별 평균 성적은 내놓지 않았다.

통계적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입시기관들이 계열별 영역별 평균 점수를 단순 합산한 결과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점수가 인문계는 265.5점으로 작년 272.6점보다 7.1점 떨어졌고 자연계는 297.8점으로 작년(306.4점)보다 8.6점이 하락했다.

그러나 전체 집단은 3.2점, 상위 50% 집단은 3.6점 떨어졌다는 평가원 발표와 차이가 있어 혼란을 주고 있는 만큼 평가원이 정확한 통계를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위 4%의 수험생에게 부여하는 1등급의 하한선은 인문계가 350.78점, 자연계는 364.72점, 예체능계는 313.13점으로 자연계가 가장 높았으며 계열별로 지난해보다 5.50∼7.81점이 높아졌다.

▽성별 득점 상황〓상위 50%의 평균점수는 인문계의 경우 여학생이 262.9점으로 남학생 268.9점보다 6점 낮았으나 자연계에서는 여학생과 남학생이 각각 297.6점, 297.7점으로 비슷했다.

인문계에서는 언어만 여학생의 성적이 약간 높았고 나머지 영역은 남학생이 우세했다. 자연계는 언어 외국어 사회탐구에서 여학생이 높았고 수리와 과학탐구는 남학생이 높았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점수대별 영역별 평균점수 추정

원점수

인문계

자연

언어

(120)

수리

(80)

사탐

(72)

과탐

(48)

외국어

(80)

언어

(120)

수리

(80)

사탐

(48)

과탐

(72)

외국어

(80)

380

109.8

76.7

68.8

46.2

78.5

110.1

77.3

43.5

70.2

78.9

375

108.6

75.3

67.5

45.7

77.9

108.2

76.3

42.2

70.0

78.3

370

107.5

73.9

66.2

45.2

77.2

106.2

75.2

41.1

69.8

77.7

365

106.2

72.1

65.1

44.8

76.8

104.4

74.4

40.4

69.3

76.5

360

105.1

70.3

64.0

44.3

76.3

102.8

73.6

39.6

68.7

75.3

355

103.8

68.3

63.4

43.7

75.8

101.6

71.7

38.9

68.2

74.6

350

102.6

66.3

62.8

43.0

75.3

100.5

69.8

38.1

67.7

73.9

345

101.2

65.0

61.8

42.8

74.2

98.5

68.6

37.3

67.2

73.4

340

99.8

63.2

60.7

42.6

73.7

96.6

67.4

36.5

66.7

72.8

335

99.4

61.9

60.0

41.3

72.4

95.5

66.0

35.7

66.1

71.7

330

98.4

59.7

59.3

40.8

71.8

94.6

64.5

34.8

65.4

70.7

325

97.0

58.8

58.5

39.9

70.8

93.5

63.1

34.0

64.8

69.6

320

95.6

57.5

57.9

39.3

69.7

92.6

61.7

33.1

64.1

68.5

315

94.9

55.0

57.2

38.7

69.2

91.5

59.8

32.9

63.4

67.4

310

94.2

52.8

56.4

38.0

68.6

90.4

57.9

32.6

62.7

66.4

305

92.9

51.7

55.6

37.6

67.2

89.3

56.8

31.9

61.9

65.1

300

91.6

50.8

54.7

37.2

65.7

88.2

55.7

31.1

61.0

64.0

295

90.7

48.5

54.3

36.7

64.8

86.9

54.2

30.5

60.3

63.1

290

89.8

46.3

53.8

36.2

63.9

85.6

52.7

29.9

59.6

62.2

285

89.0

44.8

53.0

35.2

63.0

84.2

51.6

29.4

58.8

61.0

280

88.1

43.6

52.2

34.2

61.9

82.7

50.7

28.9

58.0

59.7

275

86.6

42.2

51.5

33.8

60.9

81.8

49.0

28.5

57.3

58.4

270

85.2

40.8

50.8

33.4

59.8

80.8

47.7

28.0

56.5

57.0

265

84.2

39.4

50.0

32.6

58.8

79.9

45.8

27.8

55.6

55.9

260

83.2

38.0

49.2

31.8

57.8

79.0

43.9

27.6

54.8

54.7

255

82.2

36.4

48.3

31.4

56.7

77.8

42.2

27.3

53.8

53.9

250

81.1

34.9

47.4

31.0

55.6

76.6

40.6

27.0

52.7

53.1

240

78.6

32.5

45.8

30.1

53.0

74.0

38.9

26.4

50.9

49.8

230

76.6

31.0

44.4

28.4

49.6

72.6

36.1

25.5

48.6

47.2

220

73.3

29.1

42.9

27.1

47.6

69.4

34.5

24.6

46.7

44.8

210

71.2

27.0

41.3

26.5

44.0

67.5

31.2

23.7

45.2

42.4

200

68.8

25.6

38.1

25.6

41.9

64.2

30.3

23.4

42.4

39.7

(가중치 부여 대학 지원용. 자료:중양학원.)

영역별 고득점 수험생수 비교

영역

점수 급간

(원점수)

학년도

인문

자연

남자

여자

소계

남자

여자

소계

언어

115∼120

2003

46

40

86

35

26

61

2002

22

24

46

17

18

35

증감

+24

+16

+40

+18

+8

+26

수리

75∼80

2003

1,095

369

1,464

3,723

1,108

4,831

2002

1,008

288

1,296

3,574

981

4,555

증감

+87

+81

+168

+149

+127

+276

사탐

70∼72

2003

214

73

287

 

 

 

2002

395

181

576

 

 

 

증감

-181

-108

-289

 

 

 

45∼49.5

2003

 

 

 

912

419

1,331

2002

 

 

 

3,244

1,724

4,968

증감

 

 

 

-2,332

-1,305

-3,637

과탐

70∼72

2003

 

 

 

4,602

1,865

6,467

2002

 

 

 

406

133

539

증감

 

 

 

+4,196

+1,732

+5,928

45∼49.5

2003

5,786

4,182

9,968

 

 

 

2002

1,422

737

2,159

 

 

 

증감

+4,364

+3,445

+7,809

 

 

 

외국어

75∼80

2003

5,699

6,329

12,028

7,876

5,246

13,122

2002

6,431

7,261

13,692

8,119

4,711

12,830

증감

-762

-932

-1,664

-243

+535

+292

(자료:중앙학원.)

▼변환표준점수 하한선…2등급 인문 329.93점-자연 349.80점▼

2일 수험생들이 받아든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에는 변환표준점수 총점을 기준으로 한 계열별 9개 등급의 점수가 포함돼 있다.

수능 등급은 대입에서 수능의 비중을 줄인다는 취지로 지난해부터 도입된 것으로 많은 대학의 수시 및 정시모집에서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된다.

올해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 경희대 인천대 포항공대 등 16개 대학이 수능 등급을 최저 학력기준으로 활용하고 이 가운데 경희대 인천대 등 6개 대학은 의예과 등 특정 모집단위에 한해서만 적용한다.

올해 수능에서 상위 4% 이내로 1등급이 되는 변환표준점수 하한선은 인문계의 경우 350.78점, 자연계는 364.72점으로 각각 1만4206명, 7959명이 1등급에 들었다. 이는 지난해 344.43점, 359.17점보다 각각 6.35점, 5.55점이 올라간 것.

상위 11% 이내로 2등급을 받는 점수는 인문 329.93점, 자연 349.80점으로 각각 2만4869명, 1만3919명이 2등급을 받았다. 상위 23% 이내로 3등급이 되는 점수는 인문 306.12점, 자연 329.60점이며 4등급의 하한선은 인문 280.15점, 자연 303.69점이다.

주요 대학들이 2학기 수시모집 최소 지원자격 기준으로 수능 2등급을 요구하고 있고 서울대는 정시모집의 지원 자격을 수능 2등급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다. 포항공대와 경희대 의대, 인하대 의대 등은 1등급을 받아야 지원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서울대 지원을 염두에 뒀던 수험생은 인문 329.93점, 자연 349.80점 이하일 경우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며 2학기 수시모집에 예비 합격했던 수험생들도 수능 등급 기준에 들지 못하면 합격이 무효가 된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이종승 평가원장 인터뷰 “난이도 조절 제대로 했다”▼

이종승 평가원장

올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균 성적이 지난해보다 3.6점 떨어진 가운데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반적으로 난이도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종승(李鍾昇) 평가원장은 2일 수능 채점 결과 브리핑에서 “지난해보다 성적이 소폭 하락해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낀 것으로 나타났지만 난이도 조절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내년까지는 현행 출제 방식의 틀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문항의 타당성과 적절성을 고려해 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적이 떨어졌는데 출제 목표가 빗나간 것 아닌가.

“간단히 말하기 어렵다. 당초 언어, 수리를 다소 쉽게 내고 다른 영역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려 했으나 전체적으로 약간 떨어졌다. 그러나 성적 등락은 수험생의 특징과 대입 전형방법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출제 목표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그런데도 성적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올해는 우수 학생들 중 1학기 수시모집에 합격해 응시하지 않은 학생이 많고 일부 영역만 반영하는 대학이 많아 수험생들이 특정 영역 공부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 같다.”

-고교 3년생들의 학력 저하 탓은 아닌가.

“수능 점수가 떨어졌지만 이것을 학력 저하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학력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요즘 학생들이 객관식 점수는 떨어질지 몰라도 컴퓨터 사용 능력이나 자기표현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은 예전 학생들보다 뛰어나지 않은가.”

-고교 교사들과 학생들은 난이도가 적정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데….

“수능은 신입생 선발 기능과 고교 교육정상화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 수능은 비교적 적정했다. 지난해 수능 성적이 크게 떨어졌지만 그 전년도 수능이 오히려 너무 쉬웠다는 점도 감안해 평가해야 한다.”

-대선 공약 중 연 2회 이상 수능 실시가 있는데 가능한가.

“미국의 수능인 SAT는 연 4∼6회 실시하기도 한다. 수능 2회 이상 실시 방안은 평가원의 단독 결정 사항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내년도 수능 출제 방향은….

“2005학년도 수능부터는 표준점수만 공개하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현재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현재의 틀에서 문항 타당성과 적절성을 동시에 고려해 출제할 것이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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