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기교수 "조기영어교육 부작용 우려"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7시 34분


영어 유치원, 어린이 유학 등 조기 영어 교육이 붐을 이루고 있다. 이로 인한 사교육비 부담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외국어교육연구소와 국어교육연구소가 조기 영어 교육론을 비판해 관심을 끌고 있다.

두 연구소는 23일 사범대 교수회의실에서 ‘조기 언어 교육’을 주제로 학술 토론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 이병민(영어교육과)과 고려대 김덕기 교수(〃)가 영어 조기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영어 교육 대안론을 제시한다.

이 교수는 논문 ‘조기 영어 교육이 갖는 효과와 의미’에서 “모국어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외국어 교육을 지나치게 시키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의 영어 교육 과정이 부족한 점이 많더라도 조기 영어 교육은 필요성이나 효율성, 비용 측면에서 권장할 게 아니다”며 “청소년기에 주요 교과목을 영어로 가르치거나, 대학에서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몰입 교육’이 영어 교육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논문 ‘초등영어교육-이론과 현실의 재조명’에서 영어 조기 교육론의 오류를 지적했다.

김 교수는 “어릴 때 강요되거나 기계적인 학습에 의존하는 영어 교육은 무리”라며 “영어 교육은 학습 성취 동기를 스스로 찾을 수 있는 13세 이후 시작하는 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조기 교육론은 ‘초등학교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한 학생이 중학교에서 영어 공부를 시작한 학생보다 듣기 시험 성적이 우수하다’는 등 단기적인 비교 연구에서 출발한다”며 “그보다는 일찍 영어를 공부한 학생들이 대학이나 그 이후의 영어 구사 능력에서도 우위를 갖는지 검토해야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다”고 밝혔다.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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