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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1월 20일 16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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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검 형사9부(이인규·李仁圭 부장검사)는 20일 매출액을 부풀려 흑자가 발생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고 이를 허위 공시한 뒤 유상증자를 통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이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이 회사 오상수(吳尙洙·37·사진) 사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오씨의 분식회계 및 허위 공시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전 감사 최응열(崔應烈·44·안건회계법인 이사)씨에 대해서도 사전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들을 강제 소환할 수 있는 구인장을 발부해 21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구속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1999 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205억여원이던 매출액을 261억여원으로 허위 기재하고 재고자산과 영업외 수익 등도 부풀려 100억원 적자인 영업실적을 10억원 흑자가 발생한 것처럼 꾸몄다.
오씨는 또 자회사인 다이얼패드에 대한 지분이 48.2%인데도 99년 회계자료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가증권 신고서 등에 지분을 56%로 허위 공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오씨가 허위사실이 기재된 회사 홍보자료를 증권사 투자분석사와 언론기관 등에 배포한 뒤 2000년 2월 4만6900여명의 투자자를 상대로 3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엄청난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반면 오씨는 자신과 친인척 명의의 신주인수권을 매각해 225억원의 이득을 챙겼으며 2년여 만에 유상증자금 1800억원을 투자남발로 탕진했다는 것.
99년 10월 다이얼패드가 광고만 들으면 공짜로 국제전화를 할 수 있는 인터넷폰 사업을 시작했다는 발표를 한 뒤 액면가 500원의 600배인 30만원까지 치솟았던 새롬의 주가는 현재 5000∼6000원에 불과한 상태다.
검찰은 또 오씨가 다이얼패드 지분을 허위 표시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자회사인 새롬테크놀러지인베스트먼트(STI) 자금 1300만달러(약 145억원)를 동원해 미국 모 투자회사 소유의 다이얼패드 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매수해 STI에 손해를 입혔다고 설명했다.
오씨는 7월 회사 상근 감사인 김모씨에 의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됐으며 이후 금감원도 “오씨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 손실을 회피했다”며 오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20일 사임한 오 사장은 김대선 새롬기술 부사장을 통해 밝힌 기자회견문에서 “검찰 수사 등 급박한 상황 변화로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오 사장은 12월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롬벤처투자의 홍기태 사장에게 정식으로 경영권을 넘길 예정이다. 이로써 4개월 동안 계속된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홍 사장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