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걸씨 “나는 벌레, 백성의 조롱거리”…변론서 제출

  • 입력 2002년 11월 10일 23시 17분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가 11일로 예정된 선고공판을 앞두고 최근 재판부에 이 같은 성경구절(시편 22장 6절)을 포함한 최후 변론서를 제출했다.

홍걸씨는 6월 타이거풀스인터내셔널(TPI) 등 업체에서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1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변론서에서 “이제 뭇 사람들의 시선 앞에서 진정 그 마음이 초가 녹듯이 모두 녹아버렸고 그 혀는 입천장에 붙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홍걸씨는 이어 “부모님의 강한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삶을 살고자 했던 일생 일대의 모험이 수인(囚人)의 신분으로 처절하게 막을 내리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변론서에서 “진정한 고통의 잔을 마신 피고인에게 참다운 자유를 주기를 바란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홍걸씨와 함께 금품을 받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崔圭善)씨는 재판부에 낸 자필 탄원서에서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고 이 사회와 국가를 위해 꼭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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