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업 '폭로보상금']'5억요구설' 진실은 뭘까

  • 입력 2002년 10월 15일 18시 57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정연(正淵)씨 병역면제 의혹을 폭로한 김대업(金大業)씨는 과연 민주당측에 5억원의 ‘폭로 보상금’을 요구했거나 또는 받았을까.

1996년 초 장학로(張學魯)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비리를 국민회의측에 제보한 백혜숙씨(44·여)가 최근 민주당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는 바람에 곁가지로 불거져 나온 이 문제가 논란을 낳고 있다.

먼저 백씨는 소장과 함께 법원에 낸 녹취록에서 한화갑(韓和甲) 민주당대표의 비서인 서모씨가 “김대업씨가 5억원을 청구했으니 (백씨는) 2억∼3억원을 청구하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백씨는 14일 밤까지는 “관련 녹음 테이프가 2개나 더 있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씨는 14일 당 부대변인을 통해 “백씨가 하도 귀찮게 하기에 김대업씨도 한나라당에 명예훼손으로 5억원을 청구했으니 (민주)당에 2억원이든 3억원이든 소송을 제기하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러자 당사자격인 김대업씨도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발끈했다. 그는 “서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돈 요구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백씨의 주장을 일축했다.

상황이 복잡하게 번지자 백씨는 당초의 주장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14일 밤 본보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백씨는 ‘관련 녹음테이프가 있다’던 당초의 주장을 살며시 뒤집었다. 그는 “그 말은 어쩌다 불쑥 튀어나온 것이지만 소장에 언급된 것은 모두 사실”이라며 “거짓말로 내가 민주당을 상대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백씨는 15일 한 석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당시 녹음을 시도했지만 녹음이 잘 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현재로선 서로 엇갈리는 주장들만 있을 뿐 뚜렷한 증거는 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저런 정황을 살펴보면 서씨가 “김대업씨가 (한나라당에) 5억원의 명예훼손 소송을 냈다”고 말한 것을 백씨가 ‘김대업씨가 5억원을 (민주당에) 청구했다’고 잘못 받아들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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