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G]AG 성공개최 ‘그대들 있음에…”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06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AG)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데는 자원봉사자 등 부산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메달을 따기 위해 갈고 닦은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면 이들은 선수들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맡은 일을 다했다.

부산 중부경찰서 방범순찰대장 이병학(李炳學·35)경감과 부인 김미원(金美媛·35)씨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서 외국선수 보호 업무와 테니스 심판으로 맹활약해 눈길을 끌었다.

이 경감은 외국 선수단의 경호임무를 맡아 지난 달 22일부터 선수촌에서 숙식하며 지금까지 집에는 이틀밖에 들어가지 못했다.

김씨도 지난 달 23일부터 오전 8시에 부산 금정구 테니스경기장으로 출근해 심판업무를 본 뒤 오후 6시가 돼서야 귀가하는 격무의 연속이었다.

8월부터 자원봉사자로 일하던 주부 오인수씨(43)는 지난 달 29일부터 하루 12시간씩 자원봉사를 해오다 8일 오후 어지러움을 호소해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0일 오후 숨졌다.

남편 이윤호씨(45·금정소방서 소방공무원)도 부산AG가 열리고 있는 금정체육공원에서 소방안전 및 환자수송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번 AG에서 경기장, 선수촌, 호텔, 도로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1만60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은 ‘부산의 얼굴’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국아마추어 무선연맹 이종철(53)부산지부장은 44개 참가국 선수단의 입촌 때부터 각 경기장 이동시 무선 타전으로 도움을 주는 등 선수촌에 아마무선사무실을 개설해 회원 10여명과 함께 선수들의 고국 연락을 주선하는 등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상교회 이주형(43)선교사 등 키르키즈스탄 부산시민 서포터스는 정보도 없고 응원단도 없는 이 나라의 선수단을 위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지원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의류 제조업체인 하이스타 이제학 대표는 붉은 악마 티셔츠 250여장을 만들어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몽골 등의 선수단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아프가니스탄 서포터스인 부산법무사협회 오종문 회장 등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수단에게 한국전통음식과 민속공연을 베풀고 시계 모포 등 2000만원 상당의 선물을 전달했다.

국내외 보도진 8000여명의 안전과 업무지원을 책임진 부산AG 메인미디어센터(MMC)의 안전통제실 요원들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한전 부산지사 윤효철(55) 배전운영부장은 AG지원 상황실장을 맡으면서 각 경기장과 선수촌 MMC 등의 전기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막바지 노력을 다하고 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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