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0월 9일 23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이 때문에 주간지측이 무슨 이유로 발매일을 늦추면서까지 새로 인쇄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주간지의 이번 호 표지에는 김대중 대통령과 최규선씨의 사진을 배경으로 “DJ특명-‘블루 카펫’을 깔아라”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이 주간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표지에는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의 얼굴 사진과 ‘박지원 최규선 라인의 노벨상 로비 실상’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표지를 다시 인쇄했다는 것은 박지원 실장의 사진과 부제를 빼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주간지를 인쇄하는 곳은 경기 파주시의 고려P&Tech라는 인쇄소다. 9일 이 회사의 한영국(韓永國) 전무는 “8일 밤 주간지측에서 인쇄를 중단하고 새로운 필름으로 인쇄해 줄 것을 요구해 와 이에 응했다”고 밝혔다. 한 전무는 “인쇄를 중단해 보니 9000여부가 인쇄된 상태였고 새로운 필름으로 인쇄한 수만부와 1차로 인쇄했던 9000부, 그리고 1차 필름을 모두 주간지 회사측에 넘겨줬다”고 말했다.
이번 호 뉴스위크 한국판을 다시 인쇄한다는 사실은 9일 오후 한나라당에도 알려졌다. 청와대측이 내용을 문제삼아 초판 인쇄물을 전부 수거해 가고 있다는 ‘제보’도 곁들여졌다. 당은 곧바로 인쇄소에 당직자들을 급파해 상황파악에 나섰다. 만약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청와대의 외압을 문제삼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현장을 다녀온 당의 한 관계자는 “당초 박 실장의 사진이 표지와 속지에 있었는데 그것을 빼고 다시 인쇄한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으나 ‘청와대 외압설’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뉴스위크 한국판의 이규진(李揆振) 전무는 “기사 작성상 일부 오류가 있어 내용을 고치느라고 다시 인쇄한 것일 뿐”이라며 “박 실장 등 누구에게서도 수정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표지 교체에 대해 “기사 내용이 달라지면서 당초의 표지를 그대로 둘 수가 없었다”며 자체 판단에 의해 다시 인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실장은 “뉴스위크 한국판이 최규선이 만든 프로젝트에 관한 기사를 쓴다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청와대 공보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노벨상은 추천과 심사과정에서 엄격한 규정이 있기 때문에 로비가 통하지 않고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알려져 있다”며 로비설을 일축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