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치료 병원서 히로뽕

  • 입력 2002년 9월 22일 18시 24분


마약중독 전문 치료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히로뽕을 투약한 카지노 운영자와 국내외에서 마약 엑스터시를 상습 복용한 CF모델, 약사 등 마약사범 20명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정선태·鄭善太 부장검사)는 7∼8월 마약중독자 치료 보호기관인 서울시립은평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히로뽕 1.1g(36회 투약분)과 1회용 주사기를 반입해 히로뽕을 투약한 혐의로 제주 모 호텔 카지노 운영자 노모씨(47) 등 4명을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은 또 노씨 등에게 히로뽕과 주사기를 공급하거나 히로뽕을 전달하려고 한 혐의로 김모씨(35·무직) 등 7명을 구속하거나 지명수배했다.

마약검사를 할 때 노씨 등을 대신해 자신의 소변을 제출한 혐의로 김모씨(24·무직)가 구속됐다.

히로뽕 밀반입은 노씨 등이 병원 목욕실 창문을 통해 내려보낸 비디오테이프 필름에 히로뽕과 1회용 주사기를 매달거나 병원 면회객이 환자에게 전달하는 과자상자나 담뱃갑에 히로뽕을 숨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은 노씨 등과 함께 태국 등으로 해외여행을 다니며 엑스터시를 상습 투약한 혐의로 미스 춘향 출신 CF모델 김모씨(28)와 술집 여종업원 김모씨(30) 등 4명을 구속했으며 약사 김모씨(48)와 여행사 대표 우모씨(42) 등 4명을 지명수배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결과 병원이 외부에서 환자에게 전달되는 물품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고 소변검사도 형식적으로 하는 등 병원의 마약 중독자 관리에 문제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울시립은평병원은 형사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마약 중독자들에게 재활의 기회를 주기 위해 검찰이나 법원의 의뢰를 받거나 환자 본인의 신청을 받아 치료 및 보호를 하는 기관으로 전국적으로 이런 기관이 23개 있다.

검찰은 병원을 감독하는 보건복지부에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병원의 관리 강화를 요청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