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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14일 23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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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은 주최측의 초청으로 이 행사에서 학교 친구 등 8명과 함께 바다와 관련된 창작극 ‘밀물과 썰물’에 출연하고 자연을 주제로 한 시를 낭송하기도 했다.
이양은 “현장에서 밀물과 썰물을 직접 보고 배웠는데 썰물 때 갯벌이 드러나는 것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함께 행사에 참가했던 같은 학교 2학년 이재원군(8)은 “왜 어른들이 바다를 메워 갯벌을 없애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조개와 도요새, 괭이갈매기가 살고 있는 갯벌을 그냥 두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들 학생은 수원의 일월초등학교와 효천초등학교 2학년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결성한 모임 ‘햇살받는 아이들’ 소속 회원이다.
‘햇살받는 아이들’은 주말이면 푸른 산과 강, 바다 등을 찾아가 학교에서 하지 못한 현장학습을 하는데 현재 회원은 학생과 학부모를 포함해 모두 51명.
올 2월 초에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만으로는 아이들의 인성을 함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학습을 시켜보자는 데 의견이 모아져 모임이 결성됐다.
‘햇살받는 아이들’이란 독특한 이름도 지붕이 있는 학교 교실이 아니라 교실 밖의 세상에서 ‘살아있는 교육’을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꼴로 각종 체험학습을 하는데 모임의 대표는 따로 없고 그때 그때 회원들이 의견을 나눠 체험 아이템을 결정하고 비용을 갹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어린이들은 올 4월 경기 가평에 있는 ‘두밀리 소나무 학교’를 찾아가 직접 옥수수를 심었고 6월에는 여주 도자기 학습장에서 진흙을 빚어 도자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수시로 동요발표회, 생태전시회, 농악공연 등도 관람한다.
6월부터는 인터넷에 동호회 사이트(cafe.daum.net/sunchild)를 개설해 회원 상호간의 체험 소감을 나누고 교육 전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현재 환경단체나 각종 기관에서 주최하는 자연체험 프로그램에 주로 참여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체 체험행사를 개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학부모들은 이번 주말에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발도로프 교육’(독일의 교육학자 슈타이너가 주창한 인성강조 교육방법)도 참관할 예정이다.
재원군의 아버지 이승찬씨(44·회사원·수원시 권선구 구운동)는 “아이에게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 등을 알려주기 위해 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며 “아들이 체험학습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자연을 좋아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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