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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31일 19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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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과 김홍걸(金弘傑), 최규선(崔圭善)씨 사이에 있었던 비화를 공개하며 김은성(金銀星) 전 국가정보원 2차장에 대한 감정을 드러냈다.
서울지법 형사10단독 박영화(朴永化) 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권 전 고문은 “금융감독원에 수사 무마를 청탁할 능력도, 자격도 없는 내가 진승현 같은 사람에게서 5000만원을 받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혐의를 부인하면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권 전 고문은 검찰이 돈을 건넸다는 김 전 차장의 진술을 근거로 혐의를 추궁하자 “김 전 차장이야말로 진씨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있는데 이렇게 비양심적이고 부도덕한 사람의 이야기만 믿고 엉뚱한 나를 끌어들이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걸씨 문제와 관련, “김 전 차장이 진승현의 비리는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으면서 김홍걸씨와 나에 대한 근거 없는 헛소문만 보고했다”며 “이는 국정원의 직무태만이자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2000년 7월 김 전 차장이 내게 다녀간 직후 홍걸이와 최규선을 불러 ‘엉터리 국정원 정보 때문에 홍걸이 네가 아버지께 오해받고 있으니 사실대로 해명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그 해 8월 최규선이 법인카드를 이용해 비행기 1등석을 타고 다닌다는 등의 보고를 받고 그를 (보좌역에서) 해임하면서 두 사람을 다시 불러 양쪽 관계를 완전히 끊어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당시 김 전 차장의 보고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으며 돈을 받은 혐의 외에 당시 권 전 고문과 김 전 차장 사이에 최규선씨를 해외로 도피시키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음을 입증할 증인도 있다”고 맞섰다.
검찰은 6월24일 열릴 2차 공판에 진씨와 김 전 차장을 증인으로 신청해 세 사람 사이의 공방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편 변호인단은 이날 권 전 고문의 건강악화를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