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과 술자리서 폭행당한 화순경찰서장 직위해제

  • 입력 2002년 5월 18일 03시 35분


경찰청은 정치인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갖고 폭행을 당하는 등 물의를 빚은 전남 화순경찰서 김학영(金學英·50) 서장을 17일 직위해제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 서장은 15일 오후 10시경 전남 화순군 화순읍 S한정식집에서 민주당 화순군수 후보인 임호경(林鎬炅·50) 전남도의원이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것을 제지하다 임 의원이 가슴을 떠미는 바람에 갈비뼈에 금이 가는 전치 4주의 중상을 입었다.

임 의원은 “술을 마신 일행과 좌석배치 문제로 시비를 벌인 뒤 밖으로 나가려다 김 서장이 붙잡으려고 해 가슴을 밀쳤다”며 “술에 취해 우발적인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술자리는 민주당 화순 보성지구당 위원장인 박주선(朴柱宣) 의원이 마련한 것으로 박태영(朴泰榮) 민주당 전남도지사 후보, 박영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도의원 등 9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임 의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폭행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이팔호(李八浩) 경찰청장은 이날 전국 지방경찰청장에게 지방선거와 관련, “경찰서장 이상 간부들이 정치인들의 모임에 나가거나 의심받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화순〓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