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비자금 20억 별도관리

  • 입력 2002년 5월 15일 18시 34분


대검 중수부(김종빈·金鍾彬 검사장)는 15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金弘業) 아태평화재단 부이사장이 유준걸(柳俊杰) 평창종합건설 회장의 동생인 유진걸(柳進杰)씨의 차명계좌를 통해 20억원의 비자금을 별도로 관리한 단서를 확보하고 조사 중이다.

검찰은 홍업씨가 96년부터 2000년 초까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인 사무실에 출입하며 4, 5개 기업체에서 부정한 청탁과 함께 이 같은 돈을 전달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유진걸씨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20억원은 김성환(金盛煥)씨가 평창종건과 거래한 70억원대의 자금과는 다르며 유씨는 거액을 소유할 처지가 아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홍업씨가 유씨 외에 친구 3, 4명의 계좌를 통해 건설사 등 기업체 자금 수십억원을 모금한 단서를 포착, 자금 유입 경위를 캐고 있다.

이에 따라 홍업씨가 조성한 비자금은 2000년 초부터 올해까지 김성환 전 서울음악방송 회장에게 건넨 18억원 등을 포함,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홍업씨가 김성환씨에게 건넨 돈과 유씨의 차명계좌에 입금된 돈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홍업씨가 관리한 돈은 현정부 출범 후 기업체에서 불법 모금한 비자금이 가장 많고 96년경 조성된 대선자금의 잔여금과 2000년 총선자금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홍업씨를 늦어도 다음 주 초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입원 중인 유씨가 퇴원하는 대로 재소환해 홍업씨 연결계좌에 대한 추적 결과를 토대로 홍업씨의 비자금을 관리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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