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포럼]박일선/충주 서부우회도로 노선 변경을

  • 입력 2002년 5월 2일 18시 45분


충주댐과 공군비행장으로 지역발전에 막대한 피해를 보아 온 충주가 중부 내륙고속도로와 국도 확포장 등으로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되었다. 하지만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추진하고 있는 충주 용두∼금가간 국도 대체우회도로(이하 서부우회도로)의 현 노선은 총체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지방도 599번으로 노선변경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현 노선을 위해서는 신탄금대교 용두교 유송교 등을 건설해야 하고 100% 새롭게 도로를 개설해야 한다. 그러나 599번을 이용하면 기존 2차로 도로를 확포장하고,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국도 38번 확포장사업으로 놓인 신목계대교를 활용하면 되므로 이 같은 장대(長大) 교량을 개설할 필요가 없다.

충주시도 599번 도로는 급격한 교통량 증가율을 보이는 구간으로 시급한 확충이 요구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국가적으로 보면 중복투자를 막고 기존도로를 활용함으로써 엄청난 국민의 혈세를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599번 도로를 이용하면 청주∼제천 및 원주간 우회차량이 대소원부터 용두IC까지 진입할 이유가 없어 충주시내의 차량소통을 보다 원활하게 해준다. 특히 충주대 앞의 정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청주∼원주간의 거리가 단축되어 물동량의 원활한 수송으로 물류비 절감에 기여함으로써 우회도로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현 노선은 충주 서산 가운데를 통과해 산이 정확하게 두 동강나게 되나 599번 도로는 이러한 생태계 파괴를 동반하지 않는다. 수달 및 크낙새 서식지와 탄금호 일대의 조수보호구역을 보호할 수 있다.

충주에는 국보 205호인 중원고구려비, 국보 6호인 평리 7층석탑, 우륵 선생과 임진왜란의 아픔이 서린 탄금대, 남한강 수석전시관, 신비로운 낙조풍경, 신립 장군의 말이 죽었다는 갈마 전설 등 문화 역사 생태경관이 어우러진 한국 최고의 복합관광자원 집결지다. 이곳에 800m에 이르는 신탄금대교를 놓는 것은 그야말로 금덩어리 같은 보배를 고철덩어리로 만드는 일로 두고두고 비판과 조롱을 받을 것이다.

중앙탑과 중원고구려비, 남한강변을 지나는 노선을 자연과 문화가 조화된 도로로 만든다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강변관광도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주변의 문화재와 호수경관 등을 찾는 관광객의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한편 달천변 남한강변 제방을 이용하는 방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미 이곳도 편도1, 2차 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고 현 노선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아울러 충주의 생태계와 관광자원, 그리고 주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 같은 사업에 충주지역의 관련전문가와 시민단체가 단 한번도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은 큰 문제다. 충주시 등은 제대로 된 민주적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주민공청회도 법적인 요건을 갖추기 위해 면피용으로 했을 뿐이다.

박일선 충주환경련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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